㈜두산 사업분할 성과···기업가치 상승·유동성 확보 오너家 지분 활용해 두산중공업 자본확충 기여솔루스 7000억 매각···퓨얼셀 지분 2000억 블록딜
두산 대주주가 두산중공업 부실을 막기 위해 인적분할을 한 것은 아니지만 ㈜두산 사업 분할이 3조원 이상 채권단 빚을 갚아야 하는 두산중공업 자본확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6일 두산퓨얼셀은 박정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 10인이 보유한 보통주 560만주(지분 10.09%)를 장전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매각가는 전일 종가(4만3250원)에 할인율 최대 18%를 적용한 3만5465억원으로 약 2000억원어치가 블록딜 매매로 이뤄졌다.
박정원 회장을 포함한 오너일가가 내놓은 퓨얼셀 지분은 19.7%(1093만주)였지만 기관투자자 주문(국내 160만주, 해외 400만주)은 절반가량만 들어왔다.
두산 측은 당초 예상한 수준만큼 블록딜 매매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오너일가가 블록딜 물량으로 내놓은 지분 전량 소진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오는 8일 매매결제가 완료되면 두산퓨얼셀 최대주주인 ㈜두산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65.08%에서 54.98%로 낮아진다. 이중 23%는 올 12월말 두산중공업으로 넘어간다. ㈜두산이 무상증여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채권단 안팎에선 퓨얼셀 지분 매각과 관련하여 두산 대주주가 올해 말 1조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추가적인 자구안 이행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다. 유증이 완료되면 두산중공업 부채 비율은 339%에서 240%로 낮아질 전망이다.
다만 이번 지분 10% 매각은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키로 한 퓨얼셀 주식(23%)을 담보로 한 차입금 상환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증여가 완료되면 두산중공업이 퓨얼셀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개월 이후 잔여 물량(최대 530만주) 추가 매각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달 ㈜두산은 솔루스 지분 18.05%를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에 2382억원에 매각하고 또 대주주 보유 지분 34.88%도 4604억원에 스카이레이크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약 7000억원에 솔루스 매각이 성사된 것이다.
인적분할 결정이 분할사의 기업가치 상승과 유동성 확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솔루스와 퓨얼셀의 기업가치가 상장 후 1년 새 급등하면서 박정원 회장이 두산중공업 부실을 털어내는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솔루스와 퓨얼셀은 지난해 10월 상장 당시 시초가는 4240원이었다. 1년이 지난 양사의 주가는 9배 이상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솔루스 1조2000억원, 퓨얼셀 2조원 선이다. 기업가치가 상승하면서 결국 대주주 지분이 많은 장점을 활용해 두산중공업 자본확충을 지원한 셈이다.
솔루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2633억원, 영업이익은 382억원으로 두산은 집계했다. 퓨얼셀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2212억원을 거뒀다.
매출 규모는 작지만 솔루스는 헝거리 동박 공장이 올해 가동에 들어가면서 배터리 소재 사업의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 올해는 솔루스와 퓨얼셀 매출액이 3000억원대로 증가할 것이란 금융투자업계 전망이 나온다.
퓨얼셀 주가가 낮아지면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 자금이 줄어들 여지가 있어 자구안 이행엔 악재로 작용하게 된다. 퓨얼셀 주가는 블록딜 소식에 이날 오후 2시 현재 6050원(13.99%) 하락한 3만7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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