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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WTO 사무총장 눈앞···유명희 전략은?

첫 여성 WTO 사무총장 눈앞···유명희 전략은?

등록 2020.10.08 21:12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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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사무총장 선거 결선 진출인지도는 밀리지만 통상전문가아프리카 표 결집 여부가 관건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유명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결선에 진출하면서, 첫 한국인 WTO 수장 탄생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WTO는 한국시간으로 8일 오후 6시 비공식 회의에서 유 본부장의 결선 진출을 공식화했다. 유 본부장과 함께 결선에 진출한 후보는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다.

유 본부장이 최종 라운드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총 8개국 후보자가 지난 7월부터 9월 초까지 경합을 펼친 결과 1차 라운드에서 한국을 포함한 나이지리아, 케냐,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 총 5개국 후보자들이 2차 라운드에 진출했다. 지지도가 낮았던 멕시코, 이집트, 몰도바 등 3개국 후보자들은 탈락했다.

유 본부장은 영국의 리엄 폭스 국제통상부 장관,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마지아드 알투와이즈리 경제·기획부 장관, 케냐의 아미나 모하메드 문화부 장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은행 전무와 최종 라운드 진출을 두고 경쟁했다.

2차 라운드에서는 5명의 후보자에 대한 회원국 간 협의 절차를 거쳐 최종 2인의 후보자가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다. 회원국별로 2명의 후보만 선호를 표시할 수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했다.

그간 아미나 모하메드 후보는 가장 높은 당선 확률을 예상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역시 세계은행(WB)의 넘버2였으며, 둘다 제네바에서는 매우 유명인이었다. 그에 비해 유 본부장의 당선은 낮은 확률로 점쳐졌다.

선거 기간에 유 본부장은 제네바 등 유럽 현지를 두차례 방문하고 미국을 찾는 등 총 140여개 회원국의 장관급 및 대사급 인사와 다양한 계기로 접촉하고 지지를 요청했다.

산업부와 외교부는 주제네바 대표부와 각국 재외공관 간 삼각 채널을 구성하고 163개 WTO 회원국과 각국 제네바 대표부, WTO 회원국의 주한 공관에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 교섭 활동을 전개했다. 정상외교 차원에서도 통화나 면담을 통해 유 본부장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유 본부장은 통상 외길을 걸어온 전문가이자 현직 통상 장관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WTO 사무총장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등 각국 정상과 통화하면서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는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 사격에 나서 결선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앞서 WTO 사무총장에는 1995년 김철수 전 상공부 장관, 2013년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출사표를 던졌으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만일 유 본부장이 최종 당선되면 첫 WTO 여성 사무총장이면서 동시에 한국인 사상 첫 WTO 수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다.

그러나 상대인 오콘조-이웰라 후보도 만만치 않아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그는 나이지리아 재무장관과 외무장관을 역임했으며, 세계은행에서 오랜 기간 근무해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통상 분야 경험은 없지만, 정치력이 강점이다.

유 본부장은 25년간 ‘통상 외길’을 걸어온 통상전문가다. 폭넓은 경험과 전문지식을 갖춘 현직 통상 장관이라는 점을 회원국들에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방역 등 코로나 19사태 대응 과정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이나 범정부 차원에서 유 본부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점 등도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WTO 사무총장 가운데 아프리카 출신이 없었던 만큼 아프리카 표심이 오콘조-이웰라 후보 쪽으로 결집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164개 WTO 회원국을 지역별로 보면, 아프리카가 40여개국으로 가장 많고 그다음이 유럽연합(EU), 아시아, 미주 등의 순이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164개 회원국이 한 명의 후보에 대해서만 선호도를 제시할 수 있다. 미국과 미국의 우방인 북미, 호주, 중남미 등의 표를 끌어오는 게 관건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과 일본이다.. 일본은 한일 무역 분쟁에서 이기기 위해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할 것임에 틀림 없다. 중국 여시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큰 미국과 미국의 우방인 북미, 호주, 중남미 등의 표를 끌어오는 게 관건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WTO 사무국은 3라운드이자 마지막 라운드의 협의 절차를 이달 하순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진행, 최종 결론을 11월 7일 전에 낸다는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두 여성 후보가 오른 만큼, 누가 되든 WTO 25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사무총장이 탄생하게 된다.

한 통상전문가는 “최종 라운드까지 간 것만 해도 굉장히 의미가 있다”면서 “표심은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으며, 아프리카 내에서도 국가별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 표가 결집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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