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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 아모레퍼시픽, 인사개편 승부수···서경배 남은 과제는 상생

‘실적 부진’ 아모레퍼시픽, 인사개편 승부수···서경배 남은 과제는 상생

등록 2020.10.16 16:48

수정 2020.10.21 13:58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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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직급체계 축소·연봉 상승률 변경 주요 골자아리따움 등 오프라인 가맹점과의 상생 주 과제

아모레퍼시픽아모레퍼시픽

내년부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인사제도가 바뀐다. 기존 직급체계가 축소되고, 임직원들의 연봉 상승률이 낮아진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번 인사 제도가 변경되면 기존 승진에 따른 연봉인상 제도는 자연스럽게 없어지고 성과급 체계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수 년 째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아모레퍼시픽이 비용절감을 위한 최우선 대응책으로 내부 제도 변화를 실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직급체계는 기존 6단계(리더1-리더2-프로1-프로2-어쏘1-어쏘2)에서 단계별 연차 충족에 따라 AP밴드 5단계(B1-B2-B3-B4-B5)로 축소·전환된다. 직급 체계 개편에 따라 역할·직급에 따른 승진 시 연봉 상승률도 기존 '3%-6%-3%-6%'에서 3%로 통일된다. 이에 승진 시 평균 4.5% 오르던 연봉 상승률은 평균 1.5%p 낮아지게 된다. 새로운 연봉 인상체계는 2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직원 평가 방식도 기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 방식의 상시평가로 바뀐다. 평가 방식이 바뀌면서 실적이 뛰어난 팀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도 없애기로 했다. 기존 우수한 실적을 기록한 팀원 전체가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 받았다면, 내년부터는 이같은 제도는 사라진다. 대신 인사고과를 통해 팀내 1명만 선출, 기본급을 올려주는 제도를 새롭게 마련한다.

이후 임원·팀장·인사담당자가 상호 논의를 거친 후 임직원들의 추가 기여 보상과 성과 개선 필요 대상자를 분류할 방침이다. 그동안 팀 플레이로 타 부서와 경쟁을 펼쳐왔다면 앞으론 팀 내에서도 개별경쟁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 제도 변경을 두고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팀워크를 중요시하던 기존 내부 운영 방침이 개별 경쟁으로 바뀌는데다, 승진 제도마저 폐지돼 급여 인상에 대한 기대도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일부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승진제도가 사라지면 직원들의 ‘의욕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아모레퍼시픽 익명의 직원은 “개별 성과제로 운영방침이 바뀌면 팀워크가 앞으로도 잘 유지될 지 모르겠다. 팀 내에서 경쟁을 펼쳐야 성과 보상을 받을 수 있으니 분위기가 확 바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또 이번 인사 제도 변경으로 인사고과자인 팀장의 평가가 연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내 정치에 집중하는 동료들도 많아질 것 같다”면서 “팀장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 자연스럽게 팀에서 도태되고 평가에서도 형평성이 무너질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고 토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인사제도 변경과 관련 연말까지 임직원들과 소통을 거친 후 내년부터 신제도 적용에 나설 방침이다. 향후 일반직 외 기타 직종과 해외법인을 대상으로 순차 적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외에도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10개 관계사에도 이 같은 제도를 적용할 계획이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5일 정기 조회에서 전 직원들에게 인사제도 개편안을 공개했다. 이후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도 진행했다. 연내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해당 제도에 대한 시스템 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

계속된 실적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인사제도 개편이 수익 개선의 물꼬를 틀어줄지도 관심사다. 우선 인사개편으로 인한 아모레퍼시픽의 인건비 지출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7100만원으로 연간 급여로만 4031억원6000만원을 지출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처럼 수익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 인사제도 변경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 차례 조직 내 대대적인 변화를 마친 서경배 회장의 남은 과제는 가맹점들과의 상생이다. 서 회장은 올해 들어 온라인 사업 부문에 힘을 실으면서 수익이 부진한 아리따움 매장 정리에 속도를 높이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기존 가맹점주와 상생과는 멀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아리따움 매출 가운데 37%가 쿠팡 등 온라인몰에서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대다수의 오프라인 매장이 실적 부진을 겪는 동안에도 온라인 채널은 견고하게 성장한 셈이다. 일부 가맹점주는 회사가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만큼 기존 가맹점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측은 계속해서 아리따움 가맹점과의 상생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무분별한 폐점보다 오프라인 매장 지원을 늘리고 온라인 직영몰과의 수익 공유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가맹사업 전반에 어려움이 크지만 가맹점은 중요한 채널이자 파트너”라며 “올바른 상생 협력 관계를 구축해 가맹본부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화장품 업계 동반 성장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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