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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발전부터 중소기업 동반 성장까지 앞장

[이건희 회장 별세]스포츠 발전부터 중소기업 동반 성장까지 앞장

등록 2020.10.25 13:36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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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평창올림픽 유치 발표 순간 이건희 회장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2011년 7월 평창올림픽 유치 발표 순간 이건희 회장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건희 회장은 한국 스포츠 발전부터 기업문화 변화,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도 힘을 쏟았다.

특히 이 회장은 한국이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서울사대부고 재학시절 레슬링 선수로 2년간 활동하며 스포츠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1982년 제21대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에 선출된 뒤에는 15년간 회장직을 맡으며 레슬링과 인연을 이어갔다.

이후 1997년 이 회장은 IOC 위원에 선출됐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박태환이 실격 해프닝을 겪자 현장에 있던 이 회장이 외교력을 발휘한 일화는 유명하다.

2009년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적극 나선 이 회장은 1년 반 동안 170일 해외 출장을 다니며 IOC 위원들을 만났다. 이 기간 이 회장이 평창 유치를 위해 전세계를 누빈 거리는 지구를 5바퀴 돌고도 남는 거리였다.

저녁 약속을 했던 IOC 위원이 다른 일정이 늦어져 약속을 취소하겠다 했지만, 1시간 30분을 기다려 만나기도 했으며 식사자리에는 항상 당사자의 이름이 새겨진 냅킨을 테이블에 비치하는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2011년 7월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발표 당시 자크 로케 IOC 위원장이 하얀 봉투 속 카드를 열며 “평창”을 외치자 이 회장은 눈시울이 젖은 채 묵묵히 서 있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회장은 기업문화 변화와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도 앞장섰다.

1957년 1월 민간 기업 최초로 공개 채용 제도를 도입해 27명의 사원을 채용한 삼성은 1995년 한국 기업사에 대변혁을 가져 온 또 하나의 중대 발표를 했다. 공채에 학력제한을 폐지하고 실력 위주로 뽑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회장은 전 세계가 무한 경쟁으로 가는 열린 시대를 맞아 학력과 성별, 직종에 따른 불합리한 인사 차별을 타파하는 열린 인사를 전격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학 졸업장과 관계없이 입사할 수 있는 기회를 동일하게 주고 입사 후 승진, 승격에도 차별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삼성의 입사 기준은 학력이 아니고 실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때부터 삼성은 대졸 공채 대신 3급 신입사원 입사 시험을 실시했다.

여성 직원에 대한 변화도 두드러졌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과감히 없애고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이 회장은 “여성 인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자전거 바퀴 두 개 가운데 하나를 빼 놓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1987년 취임 초부터 여성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건희 회장은 여성들이 육아 부담 때문에 마음 놓고 일하지 못하는 현실에 주목했으며 이는 기업 어린이집 사업을 현실화로 이어졌다.

1998년 이건희 회장 취임 이듬해에는 중소기업과 공존공생이 선언됐다.

삼성은 자체 생산하던 제품과 부품 중 중소기업으로 생산이전이 가능한 352개 품목을 선정해 단계적으로 중소기업에 넘겨주기로 결정했다.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이 회장은 작게는 삼성의 발전을 위해, 크게는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위해 협력업체 육성을 다시 한번 역설했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의 대부분이 양산조립을 하고 있는데 이 업의 개념은 협력업체를 키우지 않으면 모체가 살아남지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회장은 삼성 계열사들에게 신뢰에 기반해 협력회사와 수평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 관계를 맺으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삼성에서는 ‘거래처, 납품업체, 하청업체’라는 말이 사라지고 대신 ‘협력업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1996년 신년사에서 “협력업체는 우리와 같은 배를 타고 있는 신경영의 동반자”라며 협력업체를 신경영의 동반자로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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