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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경영’ 본격화···2세 계열분리 속도낼까

[농심은 지금①]‘3세 경영’ 본격화···2세 계열분리 속도낼까

등록 2020.11.24 08:20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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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호 회장 동원·동윤·동익 세 아들에 각각 계열사 나눠 경영시켜 계열분리는 아직 농심홀딩스·율촌화학 2세 지분정리 속도낼 듯신동원 부회장 아들 신상렬 씨 농심 입사 경영수업 3세 경영 시동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례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전통적인 유통업이 정체됐고 정부의 규제, 일본과의 무역갈등, 중국의 한한령 등으로 요동치던 유통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까지 마주하며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당장의 실적뿐만 아니라 향후 이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도 미지수다. 오랜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간 내놨던 처방들이 더 이상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각 유통사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는 한편 사업전략을 재편하는 등 또다시 새로운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유통업계 그룹사를 중심으로 최근 현안과 경영 상황 등 현주소를 통해 짚어본다.[편집자주]

‘3세 경영’ 본격화···2세 계열분리 속도낼까 기사의 사진

올해 창립 55주년을 맞은 농심은 창업주인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1965년 롯데공업주식회사를 설립한 것이 모태다. 신춘호 회장은 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신춘호 회장은 일본롯데 이사로 재직하던 1960년대 당시 신격호 명예회장의 라면 사업 만류를 무릅쓰고 롯데공업을 차려 나왔다.

롯데공업은 1966년 1월 롯데공업 대방공장을 준공하면서 본격적으로 라면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1975년 동양체인, 1976년 대경공업(현 율촌화학)을 각각 인수해 회사 기반을 구축했다. 신춘호 회장은 1978년 기업명을 ‘농심’으로 바꿔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면서 롯데그룹에서 독립했다.

신 회장은 2003년 농심을 인적분할해 지주회사 ‘농심홀딩스’를 신설했다. 현재 상장, 비상장, 해외법인 계열사 총 35개사를 산하에 두고 있으며 국내 계열사는 19개다. 상장사는 농심홀딩스, 농심, 율촌화학 등 3곳이다.

◇신동원·신동윤·신동익 체제···율촌화학 지분 정리 관건=농심그룹은 현재 신춘호 회장의 세 아들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장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차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삼남)을 중심으로 승계 판이 짜여 있다. 농심홀딩스는 신동원 부회장 지분율이 42.92%로 최대주주 자리에 있고 신동윤 부회장이 13.18%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치면 총 66.60%에 달해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공고한 상태다.

메가마트는 신동익 부회장 지분 56.14% 외 다른 형제들의 지분은 없어 사실상 계열 분리가 완료된 상황이다. 메가마트 지분 9.54%를 보유, 3대주주에 있는 이스턴웰스 지분도 신동익 부회장(30%), 장남 신승렬 씨(35%), 차녀 신유정 씨(35%)가 갖고 있다.

메가마트 계열사는 농심홀딩스와 지분 관계가 얽혀 있지 않다. 신동익 부회장도 올해 3월 농심홀딩스 사내이사직을 내려놨다. 신동익 부회장은 농심홀딩스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은데, 신동익 부회장의 장남 신승렬 씨가 올해 7~8월에 걸쳐 농심홀딩스 보유 주식 1964주를 연 처분한 것도 계열 분리를 위한 작업이라는 추측이다.

율촌화학은 농심홀딩스가 지분 31.94%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동윤 부회장이 2대 주주로 지분 13.93%를 보유 중이고 신춘호 회장이 13.5%를 가지고 있다. 율촌화학이 완벽하게 계열 분리를 하기 위해서는 신동윤 부회장이 보유한 농심홀딩스 지분 13.18%를 매각하고 농심홀딩스가 가진 율촌화학 지분 31.94%를 매입하면 된다. 이와 함께 신춘호 회장의 율촌화학 지분(13.5%)이 신동윤 회장에게 넘어가면 계열 분리가 마무리된다.

◇3세 신상렬 농심 입사 경영수업=농심그룹의 3세 경영은 신동원 부회장의 장남인 신상렬 씨를 중심으로 승계 구도가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농심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이 명확한 보수적인 기업인 것 또한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싣는다. 오너 3세 중 신상렬 씨가 보유한 농심홀딩스 지분(1.41%)도 가장 많다. 신상렬 씨는 농심홀딩스가 설립됐을 당시인 2003년부터 꾸준히 지분을 증여받거나 매입했다.

현재 신상렬 씨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 졸업 후 외국계 회사 인턴 과정을 끝내고 지난해 3월 농심에 입사했다. 농심 경영기획팀에서 평사원으로 근무하며 경영수업에 돌입했다.

율촌화학은 신동윤 부회장의 장남 신시열 씨가 보유 지분을 꾸준히 끌어올리는 중이다. 현재 신시열 씨는 율촌화학 지분 0.61%를 갖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0.59%였던 지분은 올해 5월과 10월에 각각 2차례씩 추가 매입하며 0.61%로 0.02%포인트 증가했다. 신시열 씨의 누나인 신은선 씨 또한 같은 기간 지분을 매입해 0.02%에서 0.03%로 올랐지만, 신시열 씨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현재 신동익 부회장의 장남인 신승렬 씨는 메가마트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최근 신승렬 씨가 농심홀딩스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주식 처분으로 마련한 자금을 메가마트 지분 취득에 사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신승렬 씨가 보유한 농심홀딩스 지분율은 0.27%(1만2312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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