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4년차에 굵직한 외부 영입만 11명 달해‘LG맨’ 고려 이전에 글로벌 인재인가? ‘방점’AI·디지털전환 화두···실리콘밸리 경영 엿보여
매년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외부 인사를 과감하게 수장으로 앉혀 혁신 주춧돌을 놓는 모습이다.
LG그룹은 지난 7일 AI 전담조직인 ‘LG AI연구원’을 설립하면서 이홍락 미국 미시건대 교수를 최고 CSAI(최고 AI 사이언티스트)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이홍락 교수는 세계적인 석학이자 구글의 AI 연구조직인 ‘구글 브레인’ 핵심 멤버로 유명하다.
이날 구 회장은 “AI연구원이 최고의 인재와 파트너들이 모여 세상의 난제에 마음껏 도전하면서 글로벌 AI 생태계의 중심으로 발전해 가도록 응원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출범 축하 메시지를 건넸다.
특히 이곳은 내년까지 핵심 연구인력 규모를 100여명 선으로 확대하고 2023년까지는 1000명선까지 늘리겠다고 목표를 내걸었다. 독자적인 인사 시스템을 도입해 글로벌 인재를 과감하게 영입하겠다는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재계에선 구 회장을 중심으로 LG그룹이 더 많은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구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정통 ‘LG맨’ 중심의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외부 인재 영입에 힘을 쓰고 있다.
당장 구 회장은 취임 첫해인 2018년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 3M 신학철 수석부회장에 러브콜을 보내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홍범식 베인&컴퍼니코리아 대표도 영입해 경영전략팀 사장으로 발탁했다.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을 지낸 김형남 부사장은 자동차부품팀장으로 앉혔다.
지난해 연말에도 구 회장은 이창엽 한국코카콜라 사장을 LG생활건강 뉴에이본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김은생 델 테크놀로지스 총괄사장은 LG CNS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올해엔 수시로 속도를 냈다.
지난 5월엔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의 정수헌 부사장을 LG전자 MC사업본부 해외영업그룹장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7월엔 롯데BP화학의 허성우 부사장을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 글로벌사업추진담당 부사장으로 발탁했다. 최근에도 윤형봉 전 티맥스소프트 글로벌사업부문 사장이 LGCNS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으로 영입되는 등 차세대 리더로 불리는 부사장급에도 외부 인재 영입에 공을 들였다.
내년을 대비한 지난 11월 인사에선 LG전자 CSO부문 산하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모색하는 북미이노베이션센터를 신설하면서 미국 국립표준기술원(NIST) 부국장을 역임한 이석우 전무를 영입해 센터장을 맡겼다. 동시에 선행디자인연구소를 재편해 CEO 직속 CX랩을 만들면서 홍익대 산업디자인 학과장인 황성걸 교수를 랩장으로 앉혔다.
이밖에도 구 회장의 ‘히든카드’로 불리는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삼성벤처투자 미주본부장 출신인 김동수 대표가 맡아 글로벌 스타트업 전문가 16명과 함께 호흡 중이다. 이곳은 현재까지 18개 스타트업에 4600만달러(약 55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 이후 국내 첫 현장 방문지로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택하고 해외 출장지로는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것이 여전히 회자된다”며 “구 회장이 취임 이전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는 만큼 AI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개방적인 인재 확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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