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청문회 전반전...野 도덕적 검증 집중하며 사퇴 압박

막말·낙하산 채용 특혜 논란에 휩싸인 변창흠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529호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무위원후보자 국토교통부장관 인사청문회에 출석, 목을 축이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e-mail]

변창흠 국토교통부 후보의 오전 인사 청문회가 끝났다. 이 자리에서 야당 의원들은 변 후보의 과거 발언과 연구용역 몰아주기 등을 지적하면서 변 후보를 압박했다.

변 후보자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자신의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을 구의역 사고 발언 등에 대한 사과로 시작했다.

그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김군과 가족분들, 그리고 오늘 이 시간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고 계신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려 거듭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국토부 장관으로 취임하면 이런 '위험 노동'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안전에 대한 투자에 나서 재원부족 때문에 인권이 경시되지 않도록 최우선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모두 발언 이후 변 후보자는 단상에서 나가 의원들을 향해 90도로 숙였다. 이어 진선미 국토교통위원장이 국민꼐 다시 사과해 달라고 요청하자 재차 허리를 굽히며 사과했다.

하지만 변 후보의 사과에도 관련 이슈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압박은 멈추지 않았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김군이 실수로 죽었느냐"며 김군 어머니의 육성 파일을 청문회장에서 공개했다. 변 후보는 이에 “유족, 피해자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경솔한 발언을 했다. 사과드린다”고 다시 사과의 말을 전했지만 심 의원은 “(장관)자격이 있으시냐고 생각하냐”고 변 후보를 저격했다.

또 야당은 변 후보자의 장녀가 중학교 때 봉사활동을 했떤 단체가 변 후보가 몸담거나 변 후보 배우자가 밀접한 인연이 있는 조직인 점을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따님이 특목고 진학을 위해 제출한 학업계획서를 보면 환경정의시민연대, 청소년폭력예방재단, 방배유스센터 등에서 봉사활동을 했다고 돼 있는데, 이들은 후보자가 직접 몸담은 조직이거나 부인이 밀접한 인연이 있는 조직”이라며 “일반적인 부모들이 자식에게 이렇게 만들어 주기는 어렵다. 조국 장관 때 봤던 익숙한 장면”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엄마아빠 찬스 아니냐. 구의역 김군은 공고 3학년을 졸업하던 시점에 자발적 비정규직이 됐다. 내 자식은 특목고 진학을 위해 부모님 관여된 기관에서 봉사활동 ‘스펙’을 부여하는데, 남의 자식의 여러 절박한 근무환경을 도외시한 발언과 대비하니 안타깝고 너무 경솔했던 발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변 후보자는 본인과 딸들이 함께 환경정의시민연대 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고 이 과정에서 딸이 시민단체 간사 활동가들과 만나 대화하다가 외국 자료를 번역해주는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봉사활동 내역이 입시에 실제로 쓰여지지 않았고 봉사활동 실적에도 잡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야당은 변 후보가 SH공사와 LH공사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주변 인사 및 단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은 “SH, LH 사장 재직시 후보자 지인 단체에 일감, 연구용역을 몰아줬고 인재를 뽑으면서도 혜택이 돌아갔다”며 “LH사장으로 있을 때 (후보자가 몸담았던) 공간환경학회하고 사업용역을 수의계약으로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변 후보는 “예산이 20조가 넘는 기업이고 노조도 있고 담당 직원이 있는데 연구용역을 누구랑 하라고 사장이 지시할 수 있는 기업이 아니다”며 “내용을 봐도 일감몰아주기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