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VCM서 사장단에 ‘생존’ 아닌 ‘성장’에 집중하라 강조작년엔 지속 성장보다 생존할 수 있는 길부터 찾아라 메시지
1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3일 열린 올해 첫 VCM에서 “성장이 아닌 생존 자체가 목적인 회사에는 미래가 없다”며 “명확한 미래 비전이 있다면 위기 속에서도 혁신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VCM은 2018년부터 매년 상, 하반기 두 차례 열리는 ‘사장단회의’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VCM이며, 지난해 말 대대적인 임원인사 이후 처음으로 전체 사장단이 동시에 참석하는 VCM이다. 새로운 CEO들을 맞아 신 회장이 던질 메시지에도 재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통상 전 계열사 사장단이 롯데월드타워에 모여 대면회의를 진행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VCM부터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올 VCM에서는 그간 가졌던 외부 강의, 토크콘서트 등과 식사 등의 일정이 모두 제외됐다. 대신 올해 경제전망 및 경영환경 분석, 그룹의 대응 전략,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방안, CEO 역할 재정립 등 현안과 사업 보고만 진행됐다.
신 회장은 이번 행사에서 위기의식, 절박함 등을 언급하면서도 생존을 강조하기보다는 중장기 계획과 미래 비전 수립을 통한 혁신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상반기 VCM의 경우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하기 이전에 열렸으나 위기의식은 팽배한 상황이었다. 신 회장이 2019년 10월 국정농단·경영비리 관련 혐의 확정 판결을 받은 후 본격적으로 경영에 복귀했으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경제 보복, 한일 관계 악화와 일본 불매 운동까지 겹쳐 롯데그룹 전반이 흔들리던 때였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VCM에서 “현재의 경제상황은 과거 우리가 극복했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저성장이 뉴 노멀이 된 지금,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우리 그룹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적당주의에 젖어 있어서는 안된다” 등의 질책도 쏟아냈다.
그러나 올 상반기 VCM에서 신 회장은 생존보다는 성장 전략 마련에 고심해달라는 주문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올해 경영 환경과 그룹의 상황이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는 사실은 여전하나 패배의식에 젖어 있는 것이 답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행사 분위기도 쓴소리보다는 패배의식을 지우고 독려하는 차분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이날 VCM에서 “5년 후, 10년 후 회사의 모습을 임직원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 관점에서 비전을 수립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부합하는지 수시로 재점검해야 한다”, “혁신적으로 변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봐야 한다” 등 현 상황을 재검토하고 재도약을 위한 전략 마련을 수차례 강조했다.
또 그는 지난해 하반기 VCM에서 “1998년 IMF, 2008년 리먼 쇼크는 1~2년 잘 견디면 회복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고 지적한 것과 달리, 이번 VCM에서는 “IMF, 리먼 사태 때도 롯데는 과감한 결단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며 “우리에겐 ‘위기 극복 DNA’가 분명히 있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변화에 대한 의지도 어느 때보다 강하게 드러냈다. 지난해 상반기 VCM에서는 “아내, 자식 빼고 다 바꾸라”라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발언을 언급했는데, 이번 VCM에서는 “나부터 롯데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며 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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