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메이플스토리’ 아이템·강화 확률 전면공개 ‘초강수’타 게임으로도 전면 확대, 연내 모니터링 시스템도 도입이정헌 대표 “모든 책임 경영진 몫, 투명하게 다시 시작”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트럭시위, 불매운동, 타 게임으로의 이전 등 이용자 불만이 극에 치닫고 국회 등 정치권에서 규제법 도입 논의가 진행되자 백기투항한 형국이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임직원에 보낸 메일을 보내 모든 책임은 경영진의 몫이라며 투명하게 다시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넥슨, 메이플 확률형 아이템 확률 전면 공개···‘백기투항’ = 넥슨은 자사 PC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기존에 공개해온 캡슐형 아이템은 물론 유료 강화 및 합성류 정보까지 전면적으로 공개한다고 5일 밝혔다.
넥슨이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유료 합성 확률까지 공개하고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키로 한 것은 이용자들의 반발 확산에 따라 이를 해소하기 위한 행보다.
최근 넥슨은 메이플스토리를 업데이트하면서 아이템에 부여되던 추가 옵션을 ‘동일한 확률’로 수정한다고 공지했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메이플스토리에서는 ‘환생의 불꽃’ 아이템을 쓰면 장비에 붙는 추가 능력치를 재설정할 수 있다. 이 아이템 설명에는 ‘추가 옵션을 무작위로 부여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 ‘동일한 확률’로 수정한다는 공지가 뜨니 이용자들은 지금까지 확률이 동일하지 않았던 것이냐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넥슨 앞에 트럭을 보내 시위를 하는가 하면 불매 운동, 다른 게임으로의 이전하는 등 불만이 극에 치달았다. 넥슨에 돈을 한푼도 쓰지 않겠다는 0원 챌린지를 벌이는가 하면 ‘로스트아크’ 등 타사 게임으로 옮기는 유저들이 많아 ‘메난민(메이플스토리 난민)’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넥슨에서 메이플스토리를 책임지는 강원기 디렉터가 확률 논란에 대해 거듭 해명하고 나섰지만 이용자 불만은 가라앉지 않았고 국회 등 정치권에서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타사 게임으로까지 번졌고 국내 게임사들이 서비스 중인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명시하는 게임법 전면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메이플스토리 사태가 게임법 개정안의 통과가 필요하다는 확신을 줬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야당도 가세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의혹으로 불거진 확률형 아이템 확률 문제에 대해 많은 게임 팬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다”면서 “의혹이 사실이라면 승부조작처럼 악질적인 범죄행위이며 굴지의 IT기업이 스스로 야바위꾼을 자처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비판했다.
폭발하는 이용자들의 비판과 정치권의 거센 압박에 결국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내 확률형 아이템의 모든 확률을 공개하겠다는 강수를 뒀다.
넥슨은 “내부적으로 철저한 조사와 검증을 거쳐 메이플스토리의 큐브 아이템 확률을 5일 중 공개할 예정”이라며 “등급 업그레이드 확률을 포함한 세부 수치를 모두 포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확률 공개, 모든 게임으로 확대···모니터링 시스템도 도입 = 넥슨은 비단 메이플스토리 뿐 아니라 자사 PC, 모바일 게임의 유료 확률형 아이템, 유료 강화 확률까지도 공개하겠다는 초강수를 뒀다. 확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도 도입한다. 메이플스토리로 촉발된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이용자 비판이 일자 이를 정공법으로 해소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넥슨은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에도 기존 공개하고 있던 확률형 아이템 정보에 더해 유료 강화 확률까지 공개하는 작업을 순차적으로 실행할 것”이라며 “향후 서비스하는 신작게임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콘텐츠 신뢰를 높이고 유저 기대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표본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이 검증할 수 있는 확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도 도입한다.
넥슨은 “확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겠다. 확률 내용을 이용자들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요소가 발견될 시 빠르게 조치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면서 “연내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오픈 API 방식으로 구축, 유저들이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정헌 대표 “모든 책임 경영진 몫, 투명하게 다시 시작” = 메이플스토리로 촉발된 확률형 아이템 논란, 이로 인한 게임사들에 대한 거센 비판에 이정헌 대표는 임직원들에 쓴 편지를 통해 모든 비판이 경영진 몫이라며 사과했다.
이 대표는 “직원 여러분 모두 우리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에 많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고 계실 것”이라며 “모든 것이 온전히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몫이다. 이용자분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그는 “넥슨과 넥슨 게임, 그리고 게임을 대하는 우리 사회 눈높이가 달라지고 있는데 저부터가 이런 변화를 인식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면서 “반성한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변화를 시작하겠다. 넥슨을 성장시켜준 우리 사회 눈높이에 맞추겠다. 더는 이용자 목소리에 둔감하지 않겠다”면서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일방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아닌, 이용자들이 더 편하게 정보에 접근하도록 한다는 철저한 서비스 마인드”라며 “많은 임직원의 노력과 우리 스스로 변화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잘 닦인 유리창처럼 투명하게 다시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le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