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신설법인 출범 앞두고 ‘LX’ 상표 출원 90건LG상사, 사업목적 추가···계열사 확대 움직임사업 다각화 등 종합그룹사 탈바꿈 예고
LG그룹 지주회사 LG는 오는 26일 LG신설지주 분할 안건을 다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난 2일 특허청에 ‘LX’ 상표와 이미지 90건을 출원했다. 또 3일에는 ‘LX하우시스’, ‘LXMMA’, ‘LX판토스’ 등 32건의 상표권을 추가 출원했다.
상표 특허 출원은 주로 기업들이 신규 회사 설립이나 신제품을 준비하며 미리 등록해 놓는 절차다. 기업을 대표하는 CI(기업 이미지)는 특허청에 상표로 등록돼야 지식재산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만큼, 상표 출원은 신설지주 출범 전에 새 사명과 이미지를 정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재계에선 아직 ‘LX’ 외에 그룹 사명으로 유추할 만한 상표권을 등록하지 않은 점 등을 미뤄 구본준 고문의 새 그룹명에 ‘LX’를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뜩이나 무려 122건에 달하는 관련 상표 특허를 신청한 것은 앞으로 다양한 계열사 설립을 감안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구 고문이 이끌어가는 LG신설지주사는 오는 5월께 공식 출범한다. LG상사(산업재/에너지/팝), 판토스(물류), 실리콘웍스(반도체), LG하우시스(건자재), LGMMA(화학소재) 등이 LG그룹에서 분사될 예정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구 고문이 새 그룹의 덩치를 키우기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데 있다.
구 고문의 주력 사업회사는 LG상사다. LG상사는 이달 24일 열리는 주총을 앞두고 신사업 추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목적 내용을 추가했다. △관광업 △숙박업 △통신판매업 △전자상거래 △폐기물 운송업 △디지털콘텐츠 사업 △소프트웨어 사업 △모바일 앱 판매업 △온라인 정보제공업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LS, GS 등 기존 LG에서 계열 분리된 그룹도 분사될 당시 사업목적을 새롭게 많이 넣었다”며 “초기에 많은 사업을 추가한 것은 향후 임시 주총 등의 이사회 과정을 생략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 안팎에선 구 고문이 새 그룹을 출범시키면 중소·중견기업과 스타트업 인수합병(M&A)을 통해 계열사 확대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LG 측은 신설지주 발표 당시 신사업 추진 및 M&A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00건이 넘는 상표 출원도 결국 사업 다각화를 통한 회사 수를 늘리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순위를 보면 재계 4위 LG그룹의 자산총액은 137조원이다. 이번에 구 고문의 계열분리로 분사되는 계열사들의 자산 규모는 7조원 수준이다.
신설지주사는 단기 과제로 실적 확대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상사(판토스 포함),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등 상장사 3곳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5조4000억원, 3250억원이다.
LG신설지주에 합류하는 구 고문 측근 인사 면면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구 고문이 대표이사를 맡은 신설지주사에는 송치호 전 LG상사 사장과 박장수 LG 재경담당 전무가 등기이사로 합류한다.
구 고문 최측인 인사로 꼽히는 송치호 전 사장은 신설지주 대표이사 사장을, LG그룹 ‘재무통’으로 분류되는 박장수 전무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각각 맡는다. 박 전무는 이달 LG상사 주총을 거쳐 등기이사(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다.
또 다른 구 고문 측근인 노진서 LG전자 전략부문 부사장도 LG신설지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노 부사장은 이달 주총을 거쳐 계열 분리되는 LG하우시스와 실리콘웍스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을 예정이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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