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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표 갈아치운 잇츠한불···잇따른 수장 교체에도 5년째 추락세

또 대표 갈아치운 잇츠한불···잇따른 수장 교체에도 5년째 추락세

등록 2021.04.09 10:22

수정 2021.04.09 10:24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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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대표 임기 9개월 만에 돌연 대표직 사임 6년간 수장만 다섯번 교체 릴레이 ‘경질성 인사’잦은 수장 교체에 실적 내리막길 5년째 곤두박질

또 대표 갈아치운 잇츠한불···잇따른 수장 교체에도 5년째 추락세 기사의 사진

잇츠한불이 또 한번 대표이사를 갈아치웠다. 지난 6년 동안 벌써 5번째 교체다. 잇츠한불의 릴레이 경질성 인사는 2016년 매출 3000억원 정점을 찍은 이후 시작됐다. 회사는 이 때를 기점으로 실적이 급격하게 기울며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실적에 대한 책임을 대표이사에게 물었다. 하지만 5명의 수장이 교체되는 동안 회사 성장세는 완전히 꺾여 역성장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ㅂ 따르면 잇츠한불은 최근 이사회에서 이주형 대표를 사임하고, 잇츠한불 대표 자리에 김양수 전 네오팜 대표를 선임했다. 이로써 잇츠한불은 2015년부터 수장이 다섯 번이나 바뀌게 됐다.

김양수 대표는 LG생활건강과 CJ오쇼핑을 거쳐 2012년부터 네오팜 영업본부장을 역임했고, 지난해부터는 네오팜 대표이사를 지냈다. 업계에서는 잇츠한불의 잦은 수장 교체가 실적 부진에 따른 경질성 인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임자였던 이주형 전 대표는 9개월 만에 대표직을 내려놨다. 앞서 LG생활건강 출신 홍동석 전 대표도 임기 3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2년 3개월 만에 갑작스레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잇츠한불은 로드숍 ‘잇츠스킨’과 더모코스메틱 브랜드 ‘네오팜’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에는 달팽이 크림의 인기에 힘입어 3261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영업이익은 909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30%에 육박할 만큼 탄탄한 실적을 이어오던 기업이다.

한불화장품으로 시작한 잇츠한불은 2006년 잇츠스킨을 설립해 미샤와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등 로드숍 브랜드와 경쟁을 벌였다. 당시 저가 정책을 밀고 있던 로드숍들과 달리 ‘클리니컬 솔루션(Clinical Solution)’ 전략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 제품을 선보였다. 그때 탄생한 제품이 ‘달팽이크림(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이다.

달팽이크림에 대한 입소문은 일본과 중국 등으로 번졌고, 2015년 한 해에만 중국 따이공(보따리상)이 2000억 원 넘게 달팽이크림을 구매하기도 했다. 달팽이크림이 중국시장에서 대박을 터트린 후 잇츠한불은 코스피 시장 상장을 진행하는 등 외형을 확장했다.

잇츠스킨은 당시 설 곳을 잃은 모기업 한불화장품을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잇츠한불’로 변경했다. 잇츠한불은 2018년 중국 후저우 뷰티 타운에 281억 원을 들여 공장을 세워 현지 생산을 추진했다. 중국에서 생산한 중국 전용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 사드 여파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사드 초기 대응에 실패한 잇츠한불은 이후 매출이 꺾이기 시작했다. 북미·유럽·중동·남미 등 수출 다변화 전략을 펼쳤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19년에는 불법 배당금 의혹으로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실적이 대폭 줄었다.

결국 잇츠한불은 2017년 매출 2457억 원, 2018년 2155억 원으로 줄었다. 2020년에는 2026억 원까지 급감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6년 이후 줄곧 하락세다. 2017년 영업이익은 4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났다. 2018년 208억 원, 2019년 130 억 원에서 작년에는 38억 원으로 두자릿수까지 떨어졌다.

현재 잇츠한불은 네오팜 외에는 이익을 내는 계열사가 없는 상황이다. 잇츠한불의 계열사 중 한곳인 이네이처코리아는 2018년 별도 법인으로 설립됐지만, 지난해 실적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법인 설립 2년 6개월 만에 폐업했다. 이네이처는 임병철 회장의 장남 임진성 이사가 진두지휘해 온 사업으로 첫 사업 실패라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잇츠한불은 위기 속에서 자회사 네오팜을 필두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네오팜은 2017년 536억 원, 2018년에는 869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최고점을 찍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매출 816억 원, 영업이익 181억 원을 기록하면서 잇츠한불의 손실 폭 개선에 도움을 줬다.

향후 잇츠한불은 네오팜과 같은 알짜회사를 찾기 위해 M&A를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493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현금 동원력 면에서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잇츠한불은 지난해 설립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채화’를 통해 화장품 외 신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해외 매출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잇츠한불 관계자는 “대표이사 교체는 실적 개선을 위한 이유가 크다. 김양수 대표는 LG생활건강과 CJ오쇼핑을 거쳐 네오팜 대표이사를 하면서 영업 부문에서 인정받았기에 이번 신임 대표로 선임하게 됐다”며 “올해는 로드숍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고 글로벌 채널 개척에도 힘쓸 예정”이라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잇츠한불의 잦은 대표이사 교체가 경질성 인사라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주요 브랜드인 잇츠스킨도 달팽이 크림이나 파워10 라인 외에는 마땅한 히트 상품을 내지 못하고 있고, 자회사 네오팜 외에 수익성 내는 브랜드가 없어서 올해는 확실한 부진 실적 타개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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