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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부터 합의까지’ 2년간 과정 살펴보니···

[LG·SK 배터리 합의]‘소송부터 합의까지’ 2년간 과정 살펴보니···

등록 2021.04.11 17:04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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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LG화학 “SK이노, 기술 탈취” 주장 SK이노, 명예훼손·특허침해 소송으로 맞대응2월 ITC 최종결정 후 美 로비전 나서며 신경전美 대통령 거부권 행사 하루 앞두고 양사 합의

‘소송부터 합의까지’ 2년간 과정 살펴보니··· 기사의 사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전쟁’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마무리됐다. 2019년 4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ITC에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한 지 만 2년만이다.

배터리 전쟁은 ‘인력유출 논란’에서 시작됐다.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에서 의도적으로 인력을 빼가며 배터리 기술을 탈취했다고 ITC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당시 LG화학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년 동안 전지사업본부 연구개발·생산·품질 등 전 분야에서 직원 76여명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했으며 이는 의도적인 인력 탈취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기업문화에 따른 자발적인 이직”이라고 반박했다.

LG화학은 국내에서도 2019년 5월 SK이노베이션을 경찰에 고소했으며, SK이노베이션은 국내 법원에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하는 등 맞대응에 돌입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사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함에 따라 여러 차례 압수수색을 겪기도 했다.

이어 2019년 9월에는 양사가 각각 ITC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이 ITC에 소장을 접수하자 뒤이어 LG화학도 특허침해 소송에 나섰다.

양사의 갈등은 CEO들의 회동해도 봉합되지 않았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이 2019년 9월 전격 회동하며 양 사간 합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으나 두 사람은 각사 입장만 확인했을 뿐 성과를 내지 못하고 헤어졌다.

소송전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공장 증설 결정을 내리는 등 추가 투자에 나서며 사업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국 조지아주 공장 건설 부지 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미국 조지아주 공장 건설 부지 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던 두 회사는 지난해 2월 ITC가 영업비밀 침해 사건에서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을 내리며 LG 측으로 승기가 기울었다. SK가 증거를 훼손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며 ITC의 포렌식 명령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양 측간 합의금에 대한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며 양사간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그 사이 LG화학은 2020년 12월 1일자로 전지사업부를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했으며 ITC 소송도 LG화학에서 LG에너지솔루션으로 넘어갔다.

ITC는 지난 2월 10일 최종결정에서 LG 측이 제출한 2차전지 관련 영업비밀 침해리스트를 확정했으며 침해 품목에 대해 미국내 생산 및 판매를 금지하는 ‘영업비밀 침해 중지 10년 명령’을 내렸다.

이후 두 달간 양사는 미국내에서 치열한 로비전을 이어갔다. ITC 결정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거부권 결정 시한이 60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필수였던 만큼 오바마 정부에서 법무부 차관을 지낸 리 예이츠(Sally Yates)를 영입하고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출신인 김종훈 이사회 의장과 김준 총괄사장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또한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에만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한다고 밝히는 등 거부권 행사를 저지하기 위해 방어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ITC가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배터리 분리막 등 특허침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결정을 내리며 양 측은 또 한번 공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양사는 거부권 행사 하루를 앞두고 합의안에 싸인을 하며 2년간의 분쟁을 마무리지었다. 이날 합의에 따라 영업비밀 침해의 파생 분쟁인 특허 침해 소송도 모두 마무리됐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며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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