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 등 주택보유세 완화 문제에 당내 지도부 혼선 지속대변인 “종부세 완화 논의 없다”···윤호중 “세제 완화 논의할 수도”의견 차이에 의원 간 설전도···새 지도부 선출돼야 혼선 정리될 듯
민주당은 4·7 재보궐선거 패배 원인을 부동산으로 보고 관련 정책 전환을 예고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 방안이 주택 실거주자에 대한 보유세 완화다. 그간 보유세를 강화해 고가 주택을 시장에 내놓게 유도하는 방안으로 집값 안정을 노렸던 것과 대조적인 정책이다.
실거주자가 오히려 세부담이 생긴다는 우려 때문에 1가구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완화하는 것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부동산특위 소속인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1가구 1주택자에 대해서는 종부세 부과 기준을 공시가격 9억원 초과에서 12억원 이상 초과로 상향하는 종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다만 당내에서 기존의 부동산 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부동산 양극화 극복에 역행하는 부자감세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세부담 완화 정책이 보수정부가 추진해 논란이 됐던 ‘부자감세’로 비유한 것이다.
이에 법안을 발의한 김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와 종부세를 조정해 주자는 것은 결코 부자감세가 아니다”라며 “그분들은 투기 목적없이 보유 또는 거주하는 분들이다. 또 실제 수입이 없거나 적은 어르신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당내 혼란을 정리해야 할 지도부는 앞서 종부세 완화 논의를 없던 일로 만들었다. 26일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 후 기자들에게 “세금 관련 논의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은 부동산특위의 1차회의가 있기 전날이었는데, 최 수석대변인은 “특위가 만들어지더라도 (세금 관련) 논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27일 특위 회의에서 윤호중 위원장은 “앞으로 부동산 특위는 주택공급, 주택금융, 주택세제 및 주거복지 등 관련 현안 모두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대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세제를 포함해서 논의하는 건가’라는 질문에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당내 강성지지층과 중도층을 모두 잡으려다보니 정책에 혼선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재보선 패배 이후 민주당은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잡으려다가 집토끼도 놓쳤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보유세를 완화하면 중도층의 표심을 노릴 수 있지만, 강성지지층의 표심을 놓칠 수 있는 상황이다.
새 지도부의 출범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는 것도 신경써야 한다. 민주당은 5·2 전당대회를 통해 곧 새 지도부가 선출될 예정이다. 새로운 당대표에 따라 부동산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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