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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인수전 뛰어든 하림그룹···물류사업 올인

이스타항공 인수전 뛰어든 하림그룹···물류사업 올인

등록 2021.06.01 16:48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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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팬오션 인수·양재동 물류단지 조성 등 물류 신사업 낙점자금력 충분해 유력 후보자 꼽히지만 스토킹호스·가격 관건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하림그룹이 계열사 팬오션을 통해 저가항공사(LCC)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하림그룹은 6년 전 팬오션을 인수해 해상 물류사업에 뛰어들었고 최근에는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를 물류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등 물류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림그룹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경우 기존 물류업과 항공 물류사업의 시너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림그룹과 팬오션은 자금력이 풍부한 만큼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히나 하림의 인수 의지와 하림이 써낼 인수가격, 스토킹호스의 존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 계열사 팬오션은 전날까지 진행된 이스타항공 인수 의향서(LOI) 접수 기간에 LOI를 제출했다.

팬오션 외에도 쌍방울의 계열사 광림, 사모펀드 운용사 등 다수가 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항공업계에서는 팬오션을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자 중 하나로 꼽는다. 하림그룹의 자금력이 크고 팬오션과 이스타항공의 사업적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하림그룹이 이스타항공과 같은 호남 기반의 대기업이라는 점도 유리한 요소 중 하나다.

하림그룹은 이미 팬오션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 해상 및 항공 등 물류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다.

하림그룹은 2015년 팬오션 인수를 계기로 물류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며 두 번째 성장동력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하림그룹은 1986년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식품으로 출발해 2010년대 들어 NS홈쇼핑 등 굵직한 M&A를 통해 사세를 불려왔다. 하림그룹이 본격적으로 대기업 대열에 든 것은 2015년 팬오션을 인수한 이후였다. 하림그룹은 2015년 법정관리 중이던 국내 최대 벌크 운송사 팬오션을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단숨에 사세를 크게 확장했다. 하림의 자산총액은 4조8000억원, 팬오션은 4조4000억원이었는데, 하림이 팬오션을 품으면서 하림그룹은 자산규모 9조원이 넘는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에 합류한 이후 빠르게 실적을 개선했다. 하림에 인수된지 5개월만인 2015년 7월 법정관리를 졸업했고 2017년에는 매출액 2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2조원이 넘는 매출과 2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효자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팬오션의 매출액은 2조4972억원, 영업이익은 225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 7.2% 성장했다.

하림그룹은 2016년 서울시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를 매입해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와 용적률, 건물 층수 등을 두고 수년째 이견을 좁히지 못해 첫삽도 뜨지 못한 상태이긴 하나 하림그룹의 물류단지 조성 의지는 상당히 강하다.

이처럼 하림이 이미 물류사업 강화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데다 자금 동원력이 높은 만큼 이스타항공 인수 자체에는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이스타항공의 적정 인수가격은 시장에서도 이견이 크나 지난해 애경그룹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당시 가격인 545억원이 최저 기준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항공사업이 다시 활기를 띄고 있는 만큼 항공업계에서는 2000억원 이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하림그룹의 지주사인 하림지주의 연결 기준 자산액은 지난해 말 기준 9조3637억원에 달하고 이스타항공의 인수 주체가 될 팬오션의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현금도 2348억원에 달한다.

관건은 인수가격이다. 이번 매각은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하림이 얼마나 강한 인수 의지를 갖고 얼마나 높은 가격을 써내는지가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스토킹호스 방식이란 인수 예정자를 미리 선정해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공개 경쟁입찰에서 인수 의향자가 제시한 가격이 조건부 투자계약서상의 매각금액에 미달할 경우 미리 선정해놓은 인수 예정자가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한 중견기업과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기업과 인수금액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림그룹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이 중견기업이 써낸 금액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해야 한다.

문제는 이스타항공 인수 이후에도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분가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042억원에 달하는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다. 이스타항공 인수 직후 이를 해소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또 현재 이스타항공이 보유한 항공기가 4대에 불과하고 이중 두 대는 결함 논란이 있었던 보잉747맥스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스타항공 인수 후 추가 항공기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인수자의 운용리스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당장 하림그룹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하더라도 실사만 마치고 인수전을 끝까지 완주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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