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4대 그룹 최고위급 인사와 첫 별도 만남최태원 “경제5단체장 건의한 것 고려해달라” 요청문 대통령 “고충 이해한다···기업의 대담한 역할 요구돼” 정부·기업 수집 정보 호혜적 공유 제안도 나와
문 대통령은 이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을 청와대 상춘재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문 대통령이 총 44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경제외교’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후속조치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사전 환담을 포함해 약 1시간 반 동안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4대 그룹의 최고위급 인사만 별도로 만난 것의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날 비공개 오찬 자리에서 각 그룹 총수들은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했고 문 대통령은 “고충을 이해한다”고 변화된 입장을 밝혀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광복절 특별사면 가능성이 높아진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초 청와대는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최근들어 꾸준히 변화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것을 고려해달라”고 밝혔고 김기남 부회장도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을 보탰다.
이어 또 다른 대표도 “어떤 위기가 올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고 발언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최 회장이 경제5단체장의 건의 내용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그 건의를 고려해달라고 말했기 때문에 무슨 의미인지 물었고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의미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은 지난달 청와대에 이 부회장의 사면 건의서를 전달한 바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국민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며 “지금은 경제 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단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국민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라는 언급에 대해 긍정과 부정 어느 쪽을 특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4주년 특별연설 때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며 충분히 국민 의견을 들어 판단하겠다고 밝힌 만큼 두루두루 의견을 듣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향후 기업과 정부 간 정보 공유 등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 정부가 갖고 있는 외국에 대한 정보도 많지만 기업 쪽에서만 수집할 수 있는 정보도 있다. 기업과 정부가 갖고 있는 정보를 호혜적으로 공유하자라는 얘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김기남 부회장이 문 대통령과 이전에 함께 찍은 사진을 액자에 넣어 선물했다.
또한 정 부회장에게는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당시 넥쏘에 부착했던 차량 번호판을 기념으로 증정하기도 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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