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OMC 회의결과 예상보다 매파적...단기 증시충격 불가피증권가 “유동성 축소 우려는 기우”...증시 상승추세 진입 전망코스피 펀더멘털 견조...반도체·배터리·자동차 비중 확대 추천
지난 1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2% 내린 3264.96에 마감했다. 사흘 연속 최고가를 갈아치웠던 코스피는 조기 금리인상 우려로 엿새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날 2866억원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이 하루 만에 다시 3126억원을 순매도한 영향이 컸다.
이날 미국 연방제도(Fed)가 기준금리의 인상 시점을 1년 앞당긴다고 시사하면서 외국인 수급이 급격히 흔들렸다. 2023년 기준금리 전망 점도표의 중앙값이 50bp나 상향된 건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테이퍼링 관련 언급 정도만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던 시장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18명의 FOMC 위원들이 예측한 점도표를 보면 2023년 금리 인상을 예상한 위원들이 13명이나 됐다. 특히 11명의 위원들은 2023년 중 최소 2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8명 가운데 7명만 금리 인상을 점쳤던 지난 3월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의 제로금리 유지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 문제를 논의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만약 우리의 목표보다 인플레이션이 높게. 지속적으로 올라간다면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이 논의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유동성의 힘으로 올라온 주식시장에 부담 요인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지난 2014년 연준이 테이퍼링을 공식화한 시점과 테이퍼링 시작 시점에 외국인이 이탈하며 코스피지수가 내려앉은 바 있다.
일단 증권가는 주식시장의 추세적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의 수급상황이 과거 테이펴링 때와는 다르고, 국내기업들의 펀더멘털 여건도 견조하다는 판단이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FOMC 결과는 예상보다 매파적이었지만 연준의 정책 방향이 명확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FOMC 직후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증시가 하락했지만 연준의 유동성 축소가 당장 임박하지 않았다는 인식이 작용하면서 조정 폭은 크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고용 지표 회복을 확인해야 한다는 일종의 테이퍼링 조건이 명시됐고 테이퍼링 개시에 앞서 시장에 충분히 예고하겠다는 연준의 의지가 다시 확인됐다”며 “고용과 물가 등 향후 경제지표, 연준 인사들의 스탠스 변화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유동성 축소에 대한 리스크가 더 심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적기 때문에, 통화가 긴축정책으로 전환돼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여지가 많지 않다”며 “신흥국 중에서 한국의 경기 및 이익 펀더멘털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위원의 절반 이상이 2023년 두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는 점과 물가전망치를 크게 상향 조정했다는 점 등을 토대로 이번 FOMC가 매파적이었다고 해석될 수 있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들을 종합해 보면 금리인상 시점과 변동폭에 대해 더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며 “원달러 환율이 1135~1140원선을 넘어서지 않고 코스피가 3200선 전후에서 지지력을 확보한다면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상승추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정상화로 다가가는 만큼 펀더멘털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시 등락국면에서는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 2차전지 등 향후 경제성장과 기업이익 개선을 주도하는 업종에 대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이 연구원의 생각이다.
이 연구원은 “이들 업종은 내년까지 코스피의 이익레벨업을 주도하고 역사적 최대 실적 전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금융주의 경우 물가 상승압력이 정점을 통과하는 2분기 후반부부터 추가적인 비중확대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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