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파전으로 좁혀진 대우건설 인수전굳이 꼽자면 “중흥보단 DS네트웍스(?)”중흥에 인수되면 브랜드 가치 하락 불가피DS네트웍스 주업무는 디벨로퍼, 시너지 기대“해외플랜트 사업만 유지해주면 괜찮을지도”일단 규모로는 DS네트웍스보단 중흥이 ‘우위’
30일 대우건설 내부 관계자는 “회사 새 주인이 누가 될 지에 대해 모두 무덤덤한 분위기”라며 “(솔직히) 두 인수 후보 모두 맘에 안든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굳이 꼽자면 중흥건설보다는 DS네트웍스”라고 귀띔했다.
DS네트웍스는 부동산 시행사(디벨로퍼)가 주업무다. 그동안 사세를 공격적으로 불려왔는데 이번에 대우건설을 인수한다면 직접 시공까지 도맡아 개발이익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2월에는 100% 자회사로 시공사인 DS산업개발을 설립해 종합건설업 등록을 마치기도 했다.
또 DS네트웍스는 앞서 2017년에도 대우건설을 인수하겠다면서 투자설명서를 받아가기도 했는데, 이 때부터 대우건설에 ‘눈독’을 들인 DS네트웍스는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대우건설 푸르지오 시행에 참여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현재 대우건설 주력 사업을 보면 부동산 시행사업과 관련해 구체적인 매출이 잡히질 않고 있는데 DS네트웍스로 인수되면 시행업무도 본격적으로 겸할 수 있다. 작년 기준 대우건설 영업부문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비중은 주택건축부문으로 62.5%(5조830억원)이며 다음으로는 토목부문(18.2%, 1조4826억원), 플랜트부문(13.4%, 1조927억원) 순이다.
반대로 중흥건설에 인수된다면 시장에서 우려한대로 ‘푸르지오’라는 브랜드 가치 하락이 어느 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업계에서는 ‘중흥 푸르지오’ 등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오히려 중흥건설은 시행사인 DS네트웍스에 비해 같은 시공사인 건설사가 인수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도 더 크다고 강조하는 모습이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같은 건설 공사를 수행하는 동일 업종 기업으로서 인수 시 시너지 효과가 더 클 것”이라며 “부동산 시행사가 규모가 큰 대우건설의 시공 사업을 얼마나 관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과거 대우건설 주력이었던 해외플랜트 사업 유지만 된다면 새 주인이 누가됐든 상관없다는 분위기도 나온다. 중흥건설이나 DS네트웍스가 대우건설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가 올해 대우건설이 따낸 분양사업 때문인데, 이에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대우건설 매각이 무사히 이뤄진다면 그 이후에는 과거처럼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대우건설 플랜트 사업만 따로 떼서 ‘통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다른 대우건설 내부 직원은 “새 주인이 누가 됐든 간에 대우건설의 해외플랜트 사업만 유지해줬음 한다”라며 “현재 해외플랜트는 코로나19 악재와 겹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건설업이 주기가 있는 만큼 과거처럼 주택사업보다 해외플랜트사업이 우위에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두 후보군 가운데 수치상으로는 중흥건설이 중흥토건의 자금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DS네트웍스보다 다소 앞서는 분위기다. 작년 기준 자기자본 역시 중흥건설이 1조6445억원, DS네트웍스 5004억원이다. 매출액은 중흥건설 1조6533억원, DS네트웍스 1조3375억원이다.
이미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매각 입찰에 약 2조3000억원을 써내, 경쟁자인 DS네트웍스를 가격 면에서 압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DS네트웍스가 써 낸 가격은 2조원이 조금 안 된 1조원 후반대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이르면 이번 주 중흥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하면 단숨에 전국구 건설사로 도약하게 된다. 재계 순위도 20위권으로 껑충 뛰어오른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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