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등극 후 경영권 공격 원천 방어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9부능선 돌파글로벌 10위권 메가 항공사 탄생 앞둬재계 리더 일원, 전경련·상공회의소 부회장단전세계 유일 흑자항공사, 스카이팀 의장 연임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는 조 회장은 국내 재계 뿐 아니라 글로벌 항공업계에서도 탄탄한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더욱이 국적항공사 대통합으로 글로벌 10위의 메가 항공사 탄생을 앞둔 만큼, 조 회장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1일 재계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절차가 9부 능선을 넘었다. 한진그룹 핵심 계열사이자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전날 2대 국적사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계획안(PMI)을 확정지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했고, 지난 3월 17일 산업은행에 PMI 초본을 제출한 바 있다.
PMI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과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3사의 통합안,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행위 제한 이슈 해소 방안, 고용유지 및 단체협약 승계 방안, 지원사업부문 효율화 방안 등이 포함됐다.
기업결합심사가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시킨다. 또 통합 LCC는 대한항공 산하에 두는 방식으로 우선 추진된다. 노선의 경우 기존 운항 노선을 유지한다. 대한항공 단독 트렁크 노선(대도시 노선)과 아시아나항공의 단독 피더 노선(지역노선)이 연결되면, 노선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요국 기업결합심사 통과라는 마지막 관문만 남겨두게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1월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9개국에 결합신청서를 제출했다. 현재 터키와 태국, 대만 3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공정위의 경우 당초 이달까지이던 기업결합에 대한 경제분석 연구용역 계약기간을 10월 말로 연장했다. 항공운임 인상에 대한 우려와 독과점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PMI에 항공운임 인상을 억제하는 방안이 담긴 만큼, 승인 절차가 빨라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대통합이 완성되면, 현재 14위인 한진그룹의 재계순위는 10위 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글로벌 항공사 10위권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여객 및 화물 운송 실적 기준 대한항공이 19위, 아시아나항공이 29위였다.
조 회장은 이미 재계 리더의 일원으로 입지를 다진 상태다. 조 회장은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단 일원일 뿐 아니라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단에 합류했다. 재계인사 세대교체의 중추적인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조 회장은 글로벌 항공업계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입증하고 있다. 조 회장은 탁월한 경영 선구안과 위기대응 능력으로 글로벌 항공 동맹체(얼라이언스)인 ‘스카이팀’ 의장 연임에 성공했다. 스카이팀은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아에로멕시코, 에어프랑스 등 4개사를 중심으로 창설됐다. 현재 19개 회원사가 175개국 취항국가와 1150개 취항도시를 연결하고 있다.
조 회장은 2019년 6월 스카이팀 초대 의장에 선임된 바 있다. 과거 사무국이 의장 역할을 맡아왔지만, 2019년부터 회원사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이 의장을 맡는 것으로 바뀌었다.
조 회장이 의장 연임 배경에는 경영실적이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전세계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낸 항공사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여객수송력이 크게 악화됐지만, 화물운송 경쟁력을 앞세워 위기를 돌파했다.
조 회장은 일찌감치 선친 고(故) 조양호 선대회장과 함께 해외 항공사 수장들과의 교류를 이어왔다. 풍부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는 경영권 수성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 대한항공과 조인트벤처(JV)를 맺은 미국 델타항공은 한진칼 주식을 14.9%까지 사모으며 조 회장의 백기사를 자처했다.
한편, 2018년부터 시작된 경영권 공격은 종식됐다. 조 회장은 임직원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KCGI 등 외부 세력이 촉발한 분쟁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차지했고, 경영권을 안정화 시켰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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