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수영·LG유플 제현주·LG엔솔 신미남ESG위원장 공통 분모 ‘ESG 경영’ 조력자들“이사회·ESG위원회 전문·다양성 반영” 평가
2일 LG그룹에 따르면 LG는 지주회사 ㈜LG와 LG유플러스, 비상장사 LG에너지솔루션 3개사가 ESG위원회를 이끌어가는 위원장에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거나 내정했다.
ESG위원회가 설치되고 지난 1일 첫 회의를 연 ㈜LG는 이수영 위원장을 선임했다. ㈜LG의 ESG위원회는 5명의 위원으로 운영된다. 사내이사인 권영수 부회장과 사외이사 4명(이수영·한종수·조성욱·김상헌)으로 구성됐다.
1968년생인 이수영 위원장은 서울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국제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가 경영권을 인수한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EMK) 대표 집행임원으로 있다. EMK는 10여 개 폐기물 기업이 소속된 환경 업체다.
이전에는 환경 서비스 회사인 코오롱에코원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환경분야 활동을 주로 해왔다. LG는 ESG위원회 운영을 시작하면서 이수영 사외이사의 환경분야 전문성을 높게 평가해 ESG위원장에 발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이사회 내 ESG위원회 회의가 열리진 않았으나, LG유플러스도 ESG위원회를 이끄는 위원장에 제현주 사외이사를 내정했다. LG유플러스의 ESG위원회 구성은 사외이사 전원(제현주·정병두·윤성수·김종우)과 사내이사인 황현식 사장 등 5인이다.
1977년생인 제현주 사외이사는 투자 및 ESG 등이 전문 분야로 평가받는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서 산업디자인 학사 및 석사를 나온 그는 현재 투자전문 벤처캐피탈 옐로우독 대표로 있다. 이 회사는 재무적 수익과 사회적·환경적 성과도 함께 달성하는 ‘임팩트 투자’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이전에는 맥킨지앤컴퍼니 컨설턴트, 공공그라운드 대표, 롤링다이스 대표, 칼라일코리아(사모펀드) 상무 등을 지냈다.
LG그룹 관계자는 “여성 ESG위원장 선임은 이사회 내 전문성을 높이고 다양한 외부 목소리를 과감없이 들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ESG위원회를 설치하며 신미남 사외이사를 위원장에 내정했다. 위원회 구성은 사내이사인 김종현 사장과 사외이사 4명(신미남·여미숙·안덕근·한승수)으로 운영된다.
1961년생으로 한양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한 신미남 위원장은 에너지업계 전문가로 꼽힌다. 2001년 설립된 국내 첫 연료전지 회사인 퓨얼셀파워에서 14년간 경영자로 일했고, 이 회사가 ㈜두산과 합병하면서 두산퓨얼셀 사업에도 관여했다. 에너지 분야 전문지식과 기술 자문 역할에서 ESG 활동을 이끌어갈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LG그룹의 이러한 움직임은 재계 다른 기업들보다 앞서가는 변화와 행보로 풀이된다. 40대 젊은 총수인 구광모 회장이 그룹을 이끌어 가면서 ESG위원회 권한을 강화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창구로써 여성 위원장 역할이 더 클 수 있다는 평가를 한 것 아니냐는 재계 시선도 있다.
재계 일각에선 LG그룹이 여성 사외이사를 ESG위원장으로 적극 발탁한 배경엔 환경·사회·지배구조의 ESG가 강조하는 ‘다양성’을 감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자산 2조원 이상 상장회사는 내년 8월부터 시행되는 이사회에 여성 사외이사를 1명 이상 두는 ‘여성 이사 의무 할당제’에 대응해야 한다. 이에 LG그룹은 올해 3월 주주총회 때부터 LG전자 등 5개 계열사에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내년 상반기까지 확대키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아직 상장사는 아니지만 연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만큼, 그룹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이사회에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ESG 자체가 투자에 의해 리스크를 줄이고, 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 이해관계자와 교감하는 것”이라며 “여성 ESG위원장 선임은 이사회 및 ESG위원회의 다양성이 반영된 변화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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