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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1위 총수의 ‘통큰 결단’ ···‘고용’ 먼저 챙겼다

[이재용 240조 투자]재계 1위 총수의 ‘통큰 결단’ ···‘고용’ 먼저 챙겼다

등록 2021.08.24 16:14

수정 2021.08.24 16:15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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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 가석방 13일 만에 대규모 투자 발표삼성의 역할 제대로 인식···국민 기대에도 부응재계 “삼성만이 할 수 있는 국가경제 기여 선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광복절 특별사면 가석방.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 받고 수감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아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 출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부회장은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광복절 특별사면 가석방.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 받고 수감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아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 출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24일 발표한 향후 3년간 ‘240조원 투자·4만명 고용’ 계획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3일 가석방으로 풀려난 뒤 정확히 11일 만에 공개됐다.

법무부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두고 “코로나 장기화와 경제상황을 고려했다”며 그 배경을 밝힌 대로, 반도체 경쟁과 백신 확보가 중대한 시기에 경영 복귀 기회를 줘 삼성이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막중한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와 맥을 같이 한다.

이 부회장은 출소 이후 재판 외에는 아직 공식 활동을 재개하지 않아 가석방 후 첫 투자 발표 내용에 이목이 쏠렸다. 그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날 지난 2018년 8월 180조원(3년 기준) 투자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 투자 발표를 내놨다. 4만명 신규 고용은 3년 전 발표 때와 같은 수준이다.

재계에선 100조원이 넘는 막대한 투자를 집행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뿐이라는 데 주목한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복귀와 함께 재계 1위인 삼성이 기업 본연의 역할인 ‘투자’와 ‘고용’에 삼성이 앞장서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해석한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에서 국가경제와 국민을 위해서 삼성만이 할 수 있는 통큰 결단이 240조원 투자 발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대규모 투자 발표 배경에 대해 반도체가 정보기술(IT)을 넘어 자동차 등 전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며 반도체를 둘러싼 국가간 패권 경쟁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이후 백신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고령화 추세도 심화되며 바이오제약 산업은 한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산업이 됐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사회적으로도 ▲양극화 심화 ▲평등과 공정 지향의 사회분위기 ▲ESG 대두 등의 변화가 진행 중이어서 향후 3년간은 새로운 미래 질서가 재편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봤다.

무엇보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가석방 출소 후엔 삼성이 대규모 투자 발표를 늦추지 않을 거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삼성은 반도체와 바이오를 중심으로 차세대 통신,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전략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코로나 시대 미래 산업과 국제 질서, 사회구조 대변혁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했다.

삼성이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절대우위 리더십을 유지,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국내외 ‘비상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안전판’이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 산업으로, 한번 경쟁력을 잃으면 재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삼성의 공격적 투자는 사실상 ‘생존 전략’으로 통한다.

특히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패권 경쟁은 전례 없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 사태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으로 미국 인텔, 대만 TSMC 등이 파운드리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로 하면서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이 투자를 더욱 확대해야 하는 환경이 됐다.

바이오 사업의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백신 생산 사업을 강화함에 따라 이 부회장이 투자를 더욱 늘리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삼성바이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지속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6공장까지 사업장을 확대해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 역할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삼성은 인재 인프라를 강화하면서 국가적 최우선 과제로 부상한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도 힘을 쏟았다. 2023년까지 4만명 규모의 직접 고용을 늘리는 것은 물론,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창업을 지원해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 삼성이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향후 3년간 국내 대규모 투자에 따른 고용 유발 56만명 수준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회안전망 구축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4대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하는 삼성은 이번 발표를 통해 앞으로도 공채 제도를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은 국내에서 공채 제도를 처음 시작한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오늘 발표는 미래를 열고 사회와 함께 나아가는 기업으로서, 다가올 3년의 변화에 대한 한국 경제와 우리 사회가 당면할 과제들에 대한 삼성의 역할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투자와 고용, 상생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와 사회 전반에 활력을 높여 삼성에 대한 국민적인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은 이번 투자와 별개로 미국 반도체 공장 증설에 20조원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인근이 유력하게 제기되는 가운데 투자 부지와 착공 시기, 투자 내용 등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확정 발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다음달 추석 연휴 전후로 첫 해외 출장에 나설지도 재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구치소에 발이 묶인 때를 제외하면 지난 수년간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았기 때문에 미국 반도체 투자 확정 발표는 곧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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