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공개
한국은행이 14일 공개한 ‘제17차(8월26일)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 금통위원이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코로나19 4차 유행의 영향은 제한적이며 경기 회복 경로를 따라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 위원은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가 유동성 증가와 맞물리며 심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지난해 경제위기 상황에 대응하여 이례적 수준으로 완화하였던 금융여건의 정상화를 더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소비도 점차 개선되면서 양호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단기간 내 해소되긴 어렵겠지만 광범위한 백신 접종으로 주요국의 경제활동 정상화 흐름이 이어지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청장년층에 대한 백신 접종이 크게 확대되면서 대면소비 등에 대한 경제활동 제한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위원은 “금번 확산기에서의 실물경제 전개 양상이 과거 확산기, 특히 코로나 초기 상황과 어느 정도 차별화되고 있다”면서 “코로나19에 대응해 그동안 이례적으로 완화되었던 통화정책 기조의 지속 필요성이 크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해당 위원은 “대외경제 상황과 여러 고빈도 지표를 참고해 볼 때 중기적 시계에서의 총수요나 경기회복 기조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요 선진국 사례를 통해 백신의 중증환자 방지 효과가 어느 정도 입증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의 백신 접종도 최근 속도를 내고 있어 소비 개선세 약화가 4분기 중반 이후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득대비 가계부채비율이 주요 선진국 평균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고, 주택가격의 오름세 확대로 소득대비 가격비율(PIR)이 여타 국가대비 상당히 빠르게 상승하는 등 장기균형 수준 대비 괴리율도 크게 높아진 상황”이라며 “규제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부문에서의 풍선효과가 계속되고 있는 바, 통화정책적 대응이 동반되어야 할 시점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금리 인상을 주장한 또 다른 위원 역시 “기준금리 인상은 그 단기적 비용이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경로에 지장을 줄 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 금년 들어 일반인들의 기대인플레이션 수준이 다소 상승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소폭의 기준금리 인상은 통화정책이 여전히 매우 완화적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경기회복세와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을 조심스럽게 관찰·분석해 가면서 소폭의 그리고 점진적인 금리인상은 금리수준의 정상화와 미래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관점에서 다소의 단기적 비용이 예상되더라도 더 미루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반면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낸 주상영 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일시적 (가계부채)억제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으며 가계대출 관행과 규제정책에 구조적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면서 “통화정책의 진로를 크게 변경할 때에는 경기, 물가, 고용, 금융안정 등의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는지 신중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보면, 2005년 이후 지난 17년간 하락 반전 없이 추세적으로 증가해 왔다”며 “기준금리의 조절로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임을 시사하는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일시적 억제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으며 가계대출 관행과 규제정책에 구조적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주 위원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정도, 백신의 접종 속도와 효과, 거리두기 정책의 변화, 내수경기 및 고용의 회복양상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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