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재테크 수단 활용 리셀 시장 매년 급성장 네이버 ‘크림’ 공격 확장 나매인 손잡고 해외기업 투자 무신사 ‘솔드아웃 KT 리플‘ 이어 백화점도 리셀사업 시작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는 신한금융그룹으로부터 300억원을 투자 유치했다. 번개장터는 신한카드와 리셀 시장 활성화와 리셀 관련 디지털 콘텐츠 개발에 전략적으로 협업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번개장터는 중고거래 활성화에 힘입어 지난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하며 총거래액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가입자 전년 대비 40% 증가하며 지난달 기준 누적 가입자 수 16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스니커즈를 기반으로 한 리셀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올해 2월 더현대서울에 스니커즈를 테마로 한 오프라인 공간 ‘브그즈트 랩’를 선보이기도 했다.
중고거래와 비슷하지만 리셀 시장은 희소 가치가 높은 제품을 웃돈을 얹어 되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소비자의 수요는 높지만 공급이 적기 때문에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방식이다.
미국 중고의류 유통업체 스레드업에 따르면 한정판, 명품 등 희소가치가 높은 제품에 이윤을 붙여 되파는 리셀 시장 규모는 지난해 280억 달러(약 32조원)에서 오는 2025년 640억 달러(약 7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업계에서는 국내 스니커즈 리셀 시장 규모는 연간 5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리셀 거래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품목은 ‘스니커즈’다. 지난 2019년 나이키와 가수 지드래곤이 협업한 ‘에어 포스1 파라-노이즈’ 한정판은 정가 21만9000원을 훨씬 웃도는 수백만원에 거래됐다. 또한, 지드래곤 친필 사인이 들어간 제품은 1300만원대까지 가격이 올랐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SNS에 한정판 나이키 스니커즈 사진을 업로드하며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렇듯 높은 차익을 남길 수 있는 한정판 스니커즈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재테크’ 수단으로 급부상하면서 리셀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최근 번개장터와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 외에도 최근 스니커즈를 중심으로 한 리셀 시장에 신규 사업자가 뛰어드는 가운데, 네이버가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 자회사 스노우를 통해 스니커즈 중고거래 플랫폼 ‘크림’을 선보였다. 크림은 출시 이후 매월 전월 대비 평균 121%의 높은 거래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1년 만에 누적 거래액 2700억원을 돌파했다. 크림은 ‘수수료 제로’를 앞세워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리셀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가는 네이버는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1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한정판 신발 커뮤니티 ‘나이키매니아’를 운영하는 나매인 지분 100%를 8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2월에는 스페인 1위 리셀 사업자 ‘왈라팝’에 155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5월에는 태국 리셀 사업자 ‘Sasom Company Limited’에, 7월에는 일본 리셀 사업자 ‘소다’에 지분투자를 했다. 네이버는 이들 기업을 크림과 연계해 전 세계 리셀 시장 공략에 힘을 실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어 지난해 7월 무신사는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을 선보이며 네이버를 추격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 5월 솔드아웃을 자회사 ‘에스엘디티’로 분사하고, 두나무로부터 100억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리셀 시장 확대를 본격화했다.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25만 회를 돌파한 솔드아웃은 무신사 스토어와 시너지를 내며 월평균 12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KT도 지난해 10월 자회사 KT알파를 통해 ‘리플’을 출시하며 리셀 플랫폼 업계에 발을 들였다. 리플은 ‘빠른 거래’를 통해 실물 배송 없이 리플 앱 내에서 한정판 스니커즈 소유권을 사고팔 수 있는데, 제품 대신 권리증을 발급받아 되팔 수 있는 방식이다. 배송을 기다릴 필요가 없어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소비자들에게 빠른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대형 유통업체들이 리셀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국내 최초로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매장인 ‘아웃오브 스탁’을 오픈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 4월 명품관에 프리미엄 리셀 신발 편집숍 ‘스태티엄 굿즈’를 오픈했다.
이러한 추세로 볼 때 리셀 시장은 앞으로 더 큰 성장 역시 더 큰 성장이 예상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신발 시장 규모는 6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늘어날 전망이다. 전체 패션 시장의 평균 성장률이 1.4%인 점과 비교했들 때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한정판 리셀은 중고사이트나 패션 커뮤니티를 통해 이뤄졌는데, 리셀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본 기업들이 거래 편의성을 위한 플랫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특히 네이버나 무신사와 같은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기업이 장악하며 판을 키우고 있어서 앞으로 시장 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dayi@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