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평가 ‘최고 등급’ 받았지만 이사회 내 ‘여성 사외이사’ 부재 지역 금융사 특성상 영입 제한적내년 ‘자본시장법’ 시행 고려해야
ESG경영 트렌드로 이사회의 다양성이 중시되는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를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내년 8월 시행되는 만큼 이들이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과 DGB금융, JB금융 등은 KCGS(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2021년 ESG 평가’에서 통합 등급 A+를 획득했다.
KCGS의 ESG 평가는 환경 경영과 사회책임 경영, 지배구조 수준 등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올해는 950개사를 대상으로 평가가 이뤄졌는데, 최고 등급 ‘A+’를 얻은 곳은 14곳에 불과하다.
특히 KCGS는 BNK·DGB·JB금융의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A+’를 줬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등급이 ‘A’였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지방 금융그룹 3사가 보다 양호한 지배구조를 갖췄다고 진단한 셈이다.
KCGS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와 관련해선 ▲ESG 경영 정착 노력 ▲주주권리 보호 ▲내부통제기구 독립성 제고 ▲전반적 공시 관행 개선 ▲여성 이사 선임 여부 등 전반적인 사항을 들여다본다. BCBS(바젤은행감독위원회)와 FSB(금융안정위원회)의 가이드라인, 금융사 지배구조법 등 국내외 원칙을 반영해 평가 모형을 구축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그러나 아쉬운 대목은 지방 금융그룹엔 여성 이사가 없다는 점이다. BNK금융은 7명, DGB금융과 JB금융은 각 6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으나 모두 남성으로만 구성됐다. ESG경영 트렌드 확산에 전세계적으로 여성 이사 비율에 신경을 쓰는 추세임에도 이들 금융사가 뒤처진 모양새다.
물론 나름의 이유는 있다. 기존 사외이사의 임기를 보장해야 하는 데다, 각 그룹이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어 수도권 금융사에 비해 여성 인재 영입도 제한적인 탓이다.
KCGS 관계자는 “지방 금융 3사의 경우 지역에 거점을 둔 특성으로 인해 사외이사 인력풀을 다양하게 가져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인력 이탈이 많을뿐더러 지방에 인력을 데려오는 것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배구조엔 정답이 없고, 각 기업이 처한 상황도 다르다”면서 “현장에서 이사회 운영 상황을 들여다보면 기본적으로 이들 모두 지배구조 개선에 신경을 쓰고 있고 취약점을 극복할 보완장치도 충분히 마련해놨기 때문에 각각 높은 점수를 줬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이사회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경영성과를 높이기 위함”라면서 “단순히 여성 인사로 이사회를 채우는 데 치중할 게 아니라 적합한 인물을 찾고 장기적 안목에서 인재를 육성하는 방안까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지방 금융그룹이 보다 신속하게 움직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과 맞물려 금융권 내 여성 인사 영입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서다.
개정된 자본시장법에선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 법인이 이사회 전원을 특정 성별(남성 또는 여성)로 구성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이에 각 기업은 늦어도 2022년 7월까지 적어도 1명의 여성 이사를 확보해야 한다.
다만 금융권 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보험연구원의 지난달 보고서에서 은행 13곳, 증권사 27곳, 보험회사 12곳의 사외이사 총 209명 중 여성은 약 4.1%인 12명으로 집계됐다.
지방 금융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대응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법안이 시행되기 전에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여성 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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