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2대 1’ 신길AK푸르지오 견본주택 현장 가보니오피스텔 청약 이어 이번엔 도시형생활주택 분양“결코 싼 가격 아닌데” 인근 시세로 따지면 ‘적정’내년엔 대출규제로 더 힘들어 “지금이라도 막차타야”
오피스텔 분양에서 12만명(경쟁률 1312대 1)이 넘게 지원하며 역대 뜨거운 청약 열기를 보였던 ‘신길AK푸르지오’가 다음주 초(오는 15~16일)에는 도시형생활주택 분양에 나선다. 전용49㎡ 분양가가 최소 8억4천만원에서 최고 8억9천만원으로 결코 저렴한 가격이 아님에도 앞서 오피스텔 분양 때처럼 뜨거운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형생활주택 역시 오피스텔처럼 청약통장 사용하지 않고도 청약을 신청할 수 있는데다 재당첨 제한 또한 없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청약을 접수한 신길 AK 푸르지오 오피스텔에도 96실 모집에 12만5919명이 청약을 했고, 평균 경쟁률은 1312대 1을 기록했다. 이 오피스텔도 전용 78㎡ 분양가가 9억원 후반대로 분양가가 높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청약 접수 당일 한꺼번에 신청자가 몰려 홈페이지가 한동안 마비가 됐고, 신청 마감 시간을 연장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비(非)아파트에 몰리는 ‘열기’···‘내 집 마련’ 수단으로 바뀌는 도생 = 본지가 신길AK푸르지오 견본주택 현장을 직접 방문한 결과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2009년 정부가 급증하는 1~2인 가구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상품이다. 건축법상 도시 지역에서만 건립이 가능해 주로 도심 알짜 부지에 들어서다 보니 입지가 우수한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주로 매달 월세를 받는 주택 임대사업자를 희망할 경우에만 분양을 받았지, ‘내 집 마련’ 수단으로 구매하는 일은 거의 드물었다. 즉 투자용이라면 모를까, 실거주 목적으로 매수하려는 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도 그럴것이 현재와 같이 주택 보유자에 대한 규제가 많은 시점에서 도시형생활주택으로 등기를 치면 1주택(주택법 적용)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무주택자로서의 혜택을 모두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 원룸형으로만 나와서 투자로서도 가치가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을 포함한 비(非)아파트에서 이해하기 힘든 과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아파트를 겨냥한 정부의 규제가 집중되면서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이 틈새상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원룸형이 아닌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을만큼 공간이 나와 투자용으로써의 가치가 여느 때보다 부각되는데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실거주 의무도 없다. 또 별도의 청약통장 없이도 국내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고, 청약 시 별도의 청약 예치금도 필요없다.
다만 오피스텔의 경우 무제한 전매가 가능하지만 서울 지역 도시형생활주택 분양권은 소유권 이전 등기 전까지 전매가 제한되기 때문에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자 유입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신길AK푸르지오 분양 관계자는 “도시형생활주택은 오피스텔보다 허수(전매 통해 시세 차익 노리는 투기꾼)가 거의 없는 만큼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도생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뀜에 따라 꽤 많은 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내년에는 정부의 고강도의 ‘대출 옥죄기’가 시작됨에 따라 “이거(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라도 막차타자”는 분위기다. 정부는 이미 지난 7월부터 서울 등 규제지역 내 시가 6억원 초과 대출에 대해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적용해 왔는데 내년부터는 2억원 초과 대출에 대해서도 DSR을 앞당겨 적용할 것으로 결정하면서 돈 빌리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게다가 최근 비아파트에 대한 시장마저 과열되자 정부는 오피스텔 등에 대한 전매 제한 기준을 강화하자는 방안까지 거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형생활주택 역시 오피스텔처럼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고분양가 논란에도 오피스텔 청약은 흥행했고 도시형생활주택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얘기다. 분양 관계자는 “인근의 신길뉴타운 지역에 들어선 ‘래미안프레비뉴’와 ‘힐스테이트클래시안’의 경우 최근 1개월 동안 25평 기준으로 각각 12억5천만원, 13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아파트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겠지만 인근 시세와 앞으로의 투가 가치 등을 생각한다면 결코 비싸지 않다”라고 전했다.
◇입지 때문에 인기 더 몰렸다는데···인근 15구역 개발되면 4~5억 ‘껑충’ 기대 = 신길AK푸르지오에 공급되는 도시형 생활주택은 전용면적 49㎡형 296가구다. 분양가는 8억4430만~8억999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앞서 9월 8억607만원에 전용 84㎡형을 분양한 서울 강동구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 아파트보다 면적은 더 좁은데 분양가는 더 비싸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신길AK푸르지오 분양가가 비싸다는 얘기가 나온다.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은 신길AK푸르지오 장점으로 입지를 내세우고 있다. 신길AK푸르지오가 들어서는 지역은 신길뉴타운 내 15구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있는데 15구역은 현재 도심복합사업 후보지로 지정된데다 지정 요건(주민 동의율 67% 이상 달성, 2380세대 예정)마저 갖춰 이르면 연말 본지구로 지정될 전망이다. 즉 바로 인근 지역이 재개발 호재가 있어 무사히 개발된다면 신길AK푸르지오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도 덩달아 현재보다 최소 4~5억원 정도의 가격이 뛸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미 대우건설 정비사업 직원들도 향후 시공사 선정 위해 해당 구역 내에서 ‘눈도장’을 찍은 것으로 전해진다.
신길뉴타운은 ‘반쪽짜리 재개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신길3구역부터 5, 7, 8, 9, 11, 12, 14구역 등은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아파트 단지들이 화려하게 들어서 있는데, 차례대로 나열해보면 ‘더샵 파크 프레스티지’, ‘SK뷰’, ‘래미안 에스티움’, ‘신길파크자이’,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래미안 프레비뉴’, ‘신길센트럴자이’, ‘신길센트럴아이파크’ 등이다. 최근에는 신길10구역이 사업시행승인을 받아 관리처분인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반면 15구역을 포함한 5개 구역은 과거 뉴타운이 해제되면서 ‘재개발 꿈’이 물 건너 갔었는데, 현재 그나마 2구역과 15구역이 정부의 2·4 공급 대책인 도심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됨에 따라 재개발 밑그림을 다시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분양 관계자는 “15구역에 대한 감정평가가 실시되지 않아 아직 정확한 시세는 모르겠지만 무사히 재개발되면 신길AK푸르지오도 덩달아 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또 맞은편의 2구역 역시 재개발이 재차 진행 중인데다 반대편인 10구역도 곧 재건축 마무리 단계 중에 있어 이러한 점들을 보고 수요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인근 지역에 아파트들이 들어서면 들어설수록 향후 투자 가치가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분양했던 오피스텔은 벌써부터 프리미엄이 5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 붙은 것으로 안다”라고 귀띔했다.
한편, 신길AK푸르지오가 지어질 자리는 반세기 동안 명맥을 유지해왔던 ‘사러가쇼핑센터’가 있던 자리다. 신길동 일대가 재개발되기 시작하면서 사러가 부지도 같이 주목을 받았는데, 작년 6월 애경 그룹의 부동산디벨로퍼인 에이엠플러스자산 개발(신길AK푸르지오 시행사)이 매입해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 원래는 AK 애경백화점이나 AK 애경 계열의 대형 쇼핑몰이 입점한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무산됐고, 결국 올해 중순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신길AK푸르지오를 짓는 것으로 확정키로 했다. 신길AK푸르지오는 오는 2024년 7월 준공 예정이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yoon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