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두산건설 지분 54%+경영권 큐캐피탈에 넘겨건설 지분 매각 아닌 유상증자로 경영권만 이전해우선매수권은 물론 두산건설지분 46%도 지속보유큐캐피탈 컨소내 최상위 위브홀딩스 지분도 가져그룹 “과정보다 결론 중요···추가지원 차단이 핵심”2조 투입한 건설 역대 회장 건설출신多···파는척만?
“두산그룹이 두산건설 경영권을 이전했다고 하지만, 딜 구조를 보면 일각에서 보듯 1380억원 정도의 사모펀드 투자를 유치한 것에 그친다고 해석해도 무리라고 보기 어렵다.”(M&A 업계 관계자)
두산그룹 구조조정안의 마지막 퍼즐로 통하는 두산건설 매각(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이 결정됐지만, 경영권 매각(이전)만 이뤄져 최대주주(무늬)만 바뀌는 눈가리고 아웅式 매각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두산건설 경영권을 사모펀드(큐캐피탈 컨소시엄)에 넘긴 두산중공업이 이를 다시 사들일 수 있는 권리를 확보(우선매수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우선매수권은 향후 거래 대상 기업을 매각할 때 먼저 인수할 수 있는 권리다.
이에 두산그룹(두산중공업) 측은 우선매수권을 양도할 수 있는 권리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매수권을 넘겨받을 수 있는 곳은 두산그룹 특수관계자만 해당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그룹이 제3자와 컨소시엄을 형성할 수 있는 길도 열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두산그룹의 우선매수권 확보 기류 등 일련의 의도는 그룹 곳곳에서 미리 포착되기도 했다. 실제 두산은 두산 계열 부동산 자회사인 디비씨(DBC)가 큐캐피탈 컨소의 일원으로 두산건설 지배구조 최상위인 위브홀딩스 지분 46.5%를 갖도록 참여했다. 더욱이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경영권 매각 이후에도 두산건설 지분 46%를 여전히 보유할 예정이어서다. 이는 두산이 두산건설을 파는 척했다라거나 무늬만 매각이라는 삐딱한 시선에서 자유롭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같은 분위기는 박용만 전 두산그룹회장과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박정원 현 두산회장 등 그룹 오너가들 핵심인물이 대부분 두산건설 회장을 거쳤다는 점에서도 건설업에 대한 애착 기류가 읽혀지기도 했다. 일단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이에(두산건설 우선매수권 확보)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관건이지만, 이들의(채권단) 암묵적인 허가가 저변에 깔렸을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29일 건설부동산·M&A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큐캐피탈파트너스를 포함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컨소시엄에 두산건설을 매각할 예정이다. 전체 거래금액은 2580억원이며, 두산그룹의 부동산 개발 자회사인 디비씨(DBC)는 이들이 설립하는 특수목적법인(위브홀딩스)에 1200억원을 투입해 중순위 출자자로 참여한다. 큐캐피탈 900억원, 스카이레이크 300억, 유진-신영PE 180억원의 자금이 각각 투입(1380억원)된다.
이에 큐캐피탈 컨소시엄이 보유한 사모투자자회사의 투자목적회사(더제니스홀딩스)가 두산건설의 주식 54%를 보유하는 최다출자자로서 두산건설 경영권을 가져가게 된다. 나머지 46%는 두산중공업이 보유한다. 큐캐피탈 컨소시엄이 내달 예정대로 두산건설 인수를 마무리하면 2년간 매각작업이 마무리되게 된다.
그러나, 벌써부터 일부 잡음이 들린다. 눈가리고 아웅식의 무늬만 매각이란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되면서 부터다. 두산그룹이 보유한 두산건설 지분(99.9%)을 직접 매각하는 게 아닌 경영권 이전 방식의 매각인데다 우선매수권도 확보한 것으로 알져서다.
두산그룹 측은 아직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룹측은 두산건설에 대한 추가 지원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그룹 재무구조개선 약정도 조기졸업하기 위한 매각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며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 두산건설을 계열사에서 분리해 향후 추가적인 건설업 리스크를 끊는 차원으로 봐달라는 의미다.
그러나, 그런 단순한 의도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일단 큐캐피탈 컨소로의 경영권 이전 이후에도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 지분을 46%나 보유한다는 점에서다. 더욱이 최대주주가 되는 큐캐피탈 컨소시엄에도 두산 계열 부동산 자회사인 디비씨가 존재한다. 디비씨는 두산건설 지배구조 최상위의 위브홀딩스 지분 46.5%를 보유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디비씨(위브홀딩스)와 두산중공업(두산건설)이 가진 두산건설 연관 회사 지분율이 46%정도로 어깨를 나란히 한다.
두산그룹은 두산건설 매각 후 다시 되찾을 수 있는 권리(우선매수권)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10년간 2조원 이상을 쏟아붇고도 경영권 매각이라는 결과까지 낳았음에도 두산건설을 다시 되사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은 행보로 읽히기도 한다. 이 때문에 두산그룹의 두산건설에 대한 애착을 비롯해 이들간 연결고리도 아직 끊겼다고 보기 어려운게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더해 두산그룹이 두산건설 매각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봤지만, 이들이 원하는 적정가격을 써내는 원매자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모자란 만큼의 매각가를 본인이 먼저 지불해 매각하면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를 피하기(재무구조개선 약정 조기조업) 위한 고육지책 매각이 아니었겠느냐는 얘기도 있다. 다만, 두산그룹 내부에서도 두산건설이 그룹의 품을 떠난 결과에 집중해야한다는 분위기다. 향후 추가 출자 리스크 등이 제거됐다는 의미에서다.
한편, 두산건설은 1960년 창립된 이후 두산그룹 성장의 기틀 마련에 상당한 공을 세웠다. 박두병 초대회장이 자본금 500만원으로 세운 동산토건이 그 모태다. 1993년 두산건설로 사명을 바꾸고 고려산업개발과 2004년 인수합병됐다. 두산그룹의 유동성 위기 진원지로 10년간 2조원이 훌쩍넘는 자금을 그룹으로 부터 지원받은 두산건설은 최근 3년간 빠르게 실적을 회복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2년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실적도 대손상각비 환입효과로 전년 동기대비 178% 늘어난 540억원대를 나타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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