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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전운 감도는 카드업계···수수료 개편안 연기에 ‘촉각’

금융 카드

전운 감도는 카드업계···수수료 개편안 연기에 ‘촉각’

등록 2021.12.03 15:46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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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개편안 둘러싼 갈등에 금융당국 ‘멈칫’재산정 주기 3→5년 연장 등 다양한 방법 강구현재 당정 협의 중···12월 중순께 결과 나올 듯노조 “상황 나쁘지 않아···소폭 인하에 그칠 듯“

금융위원장-여신전문금융업계 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여신전문금융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금융위원장-여신전문금융업계 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여신전문금융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11월 발표 예정이었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안이 12월로 미뤄지면서 카드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강하게 반대하던 카드사노조협의회와 사무금융노동조합, 여신금융협회까지 이달 발표될 개편안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금융당국은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를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타협안 검토 및 30억~100억원 구간에 한한 수수료 소폭 인하 등 갈등 해결 실마리를 다양하게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카드사노조는 수수료 추가 인하를 반대하며 최악의 경우 카드 결제 시스템 중단까지 고려한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당시 노조는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는 가맹점이 전체의 96%에 이르는 가운데 카드사가 본연의 결제 사업으로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간담회를 가졌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관련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고 위원장은 수수료 재산정에 관해 업계와 상의해서 잘 풀어나가겠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등 카드사의 데이터 부수 업무를 더욱 확대하겠다며 ‘생활밀착형 금융플랫폼’으로 카드사들이 클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로 어려워진 카드사의 사정을 반영해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겠다는 의미로, 일종의 당근책을 제시한 셈이다.

당시 이런 금융당국의 행보에 카드사 관계자들은 “내년 대선 등 정치적인 이슈와 엮여 추가 카드 수수료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방증한다”면서 “하지만 카드업계도 더 물러날 곳이 없는 만큼 당국과 협의는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금융당국은 수수료 개편안 발표를 연기하고 당정과 추가 협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카드업계 노종조합의 권한을 위임받아 활동 중인 사무금융노조는 “현재 금융당국은 업계의 이야기를 합리적인 수준의 주장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 줄 맨 왼쪽부터)이재진 사무금융노조위원장,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 정종우 카드노조협의회장 및 각 카드사 노조 지회장, 카드사 임직원들이 지난 15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카드 수수료 인하 반대와 적격비용재상정제도 폐지를 주장하며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사무금융노조(앞 줄 맨 왼쪽부터)이재진 사무금융노조위원장,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 정종우 카드노조협의회장 및 각 카드사 노조 지회장, 카드사 임직원들이 지난 15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카드 수수료 인하 반대와 적격비용재상정제도 폐지를 주장하며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사무금융노조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올해 수수료 개편 전 업계의 목소리를 강하게 냈기 때문에 3년 전과 비교해 상황이 좋은 편이다”라며 “어느 정도의 인하는 불가피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지만 인하 폭 자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노조는 금융위가 12월 발표할 개편안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라 3년마다 ‘적격비용’을 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결정한다. 이번에 수수료 개편안이 확정되면 내년부터 2024년까지 적용되는 식이다.

가맹점 수수료는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2년에 걸쳐 총 13차례 하향 조정됐다. 현행 가맹점 수수료율은 신용카드 기준으로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은 0.8%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가맹점은 1.3%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가맹점은 1.4%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는 1.6%를 적용받는다. 이같은 우대수수료율(0.8~1.6%)을 적용받는 연매출 30억원 이하의 가맹점은 전체 가맹점의 96%다.

여신협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카드사에서 ‘원가 이하의 우대 수수료율’, 즉 역마진을 본다고 말하는 구간이 0.8~1.6%이다.

다르게 말하면 백화점 등 대형가맹점을 제외한 92% 가맹점에서는 카드 결제를 하면 할수록 카드사 적자는 늘어나는 구조라는 뜻이다. 실제 여신협회는 이달 초 최근 2년간 가맹점수수료 부분 영업이익이 약 13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운 감도는 카드업계···수수료 개편안 연기에 ‘촉각’ 기사의 사진

현재 빅테크 업체들이 결제 시장에 진출해 있음에도 ‘동일기능·동일원칙’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카드업계의 불만이다. 정종우 카드사노조 협의회 의장은 “지금까지 빅테크 업체들은 처음에는 수수료 0%로 시장을 장악한 다음 규제를 받지 않는 점을 활용해 마음대로 수수료를 올리는 행태를 보였다”며 “실제 카드사와 같은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는 영세가맹점에서 카드사보다 1.6~1.8배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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