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자금 수혈 받아 先 몸집불리기·後 이익내기 전략와인 매출 급증세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 50%대로 ‘뚝’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L&B는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이 49.8% 증가한 143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인 1454억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신세계L&B의 매출이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같은 기간 분기순이익은 112억원을 기록해 294.9% 폭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1454억원, 영업이익 10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6%, 222% 증가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수치다. 2017년까지 한 자릿수 영업이익을 내고, 2019년까지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에 머무르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신세계L&B의 성장은 모회사인 이마트의 전폭적인 지원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했다. 이마트는 신세계L&B에 지난 2015년 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2018년에는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먼저 신세계L&B의 몸집부터 불리고 그 이후에 이익을 내겠다는 전략이었다.
이 때문에 신세계L&B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지속했다. 2019년에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6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인 ‘와인앤모어’ 점포를 확대하고 외부 채널을 확장하면서 재고자산이 증가했다. 신세계L&B는 그간 모회사 이마트를 바탕으로 성장했지만, 특수관계자 매출이 한계에 부딪치면서 외부 채널 확장을 모색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재고 실탄을 쌓아둬야했던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인 ‘와인앤모어’ 점포 수는 2017년 8개, 2018년 11개 점포에 머물렀지만, 2019년 29개로 증가한 이후 올해 12월 기준 44개로 출점 속도가 빨라졌다.
신세계L&B는 지난 수년간 이익을 상회하는 규모의 재고자산을 매입하면서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지속해왔다. 2019년에는 순운전자본 증가폭 135억원 가운데 재고자산은 38억원이었다. 당시 영업이익이 32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에 6억원을 더한 재고자산을 추가로 쌓아뒀다는 이야기다. 2018년에는 순운전자본 증가폭 86억원 가운데 재고자산은 81억원에 달했다.
최근의 실적 개선은 외부 유통채널을 확장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신세계L&B는 판매 부문을 기존 그룹 내 거래처 판매 중심에서 벗어나 그룹 외의 대형마트, 편의점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 신세계L&B의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은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2015년만해도 98.0%에 달하던 특수관계자 비중은 2018년 67.1%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58.5%까지 내려갔다.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이 줄어들며 수익성 개선도 함께 이뤄졌다. 이전까지 신세계L&B는 한정된 유통망에서 프로모션 등을 지속해서 진행해 마진을 거의 남기지 못했다. 영업이익률도 1%~3%대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내부거래 비중을 확 낮추며 영업이익률이 7,1%로 뛰었다.
업계는 코로나19로 홈술·혼술 트렌드가 확산해 와인 시장이 역대 최대로 호황을 누리면서 신세계L&B의 성장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량은 5만4127t(수입액 3억3002만달러)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와인 수입 5만톤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수입액도 처음으로 3억달러를 넘겨 전년(2억5925만달러) 대비 23.4%나 늘었다. 이미 올해 8월까지 수입액은 3억7045만달러로 이미 지난해 전체 수입량을 뛰어넘었다. 백화점·마트·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와인 매출은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L&B는 모회사의 지원과 와인 시장 호황에 힘입어 급속도로 성장했다. 특히 판로 확보가 다른 수입사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해 더욱 유리했을 수 있다”며 “올해 신세계L&B의 연매출은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수익성도 점점 좋아져 알짜 계열사로 자리잡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