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규약으로 3년간 ‘편의점 옆 편의점’ 출점 금지신규 점포 확보 어려워지며 점포 뺏기 경쟁 치열 전망내년 5000여개 점포 재계약 대상···순위 변동 가능성↑
30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업계 의견을 수렴해 ‘편의점 산업 거래 공정화를 위한 자율규약’(자율규약)을 3년 연장하기로 했다.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씨스페이스24 등 한국편의점산업협회 5개 회원사와 비회원사인 이마트24 등 국내 편의점 6개사 모두가 연장에 동의했다.
자율규약이란 기존 편의점 반경 50~100m 이내에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편의점 업계와 공정위 주도로 2018년 12월 체결됐다. 편의점 신규 출점 증가로 포화 상태에 진입하자 과도한 경쟁을 막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조치다.
자율규약 연장으로 자유로운 신규 출점이 어려워진 만큼 외형 확장을 노리는 편의점 업체들은 내년 계약이 만료될 가맹점들에 관심을 두는 모습이다. 점포 수 확장을 위해선 계약이 만료되는 이른바 ‘간판 뺏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편의점 자율규약 시행을 앞둔 지난 2017년 5000여개에 이르는 편의점이 신규 출점한 바 있어 통상 5년이란 계약 기간을 고려했을 때 내년 재계약 대상 가맹점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5대 편의점 업체별 점포 수는 CU가 1만4923개로 1위다. 이어 GS25(1만4668개), 세븐일레븐(1만501개), 이마트24(5169개), 미니스톱(2603개) 순이다. CU와 GS25의 점포 수 차이가 미미한 만큼 재계약 향방에 따라 얼마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여기에 ‘규모의 경제’를 노리는 이마트24는 최근 매물로 나온 미니스톱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마트24는 미니스톱 인수를 성공할 시 점포 수를 7000여개 수준으로 늘릴 수 있는데다, 가맹점 재계약 성과에 따라 3위 세븐일레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반등할 수 있게 된다.
편의점 업체들은 가맹점주를 위한 상생지원금 규모를 대규모로 늘리는 등 지각변동 가능성에 대비하고 나섰다. 이달 초 가장 먼저 상생안을 내놓은 GS25는 사기 보상 피해 보험료를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건강검진 혜택 및 재계약시 판촉비 등 지원금을 늘리기로 했다.
CU는 폐기지원 대상 품목을 41개로 확대하고 월 최대 4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또 신상품 도입 시 월 최대 15만원의 지원금을, 운영력 진단 결과 상위 40%에 포함된 점포들엔 연 2회 최대 1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마트24는 심야 유인 영업을 원하는 점포들에게 심야 발생 매출액의 일정률을 운영비로 지원하고, 일부 상품군에 대한 기존 폐기지원 20%에 더해 신상품의 경우 출시 후 1주일 간 30% 추가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영업직군에 대해 유연근무제를 활용한 주말 및 야간 근무 권장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시간에 근무하는 가맹점주와의 소통을 늘려 이탈 점포를 최소화하겠단 방침이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가맹계약이 종료되는 가맹점을 대상으로 편의점들은 경쟁사의 재계약 점포를 끌어들이는 동시에 기존 가맹점의 이탈을 막아야 하는 과제를 떠안은 셈”이라며 “여기에 미니스톱 인수전 결과에 따라 업계의 향방이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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