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컨센서스 228조, 일부 증권사 더 높게 전망2019년 첫 200조 돌파···이듬해 코로나로 실적↓글로벌 판매 5% 성장···高단가 SUV·친환경 인기모비스, 완성차 생산증가·고부가 부품 공급확대올해도 긍정적, 고가 신차에 반도체 수급난 해소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17조1171억원, 영업이익 6조949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매출 103조9976억원보다 12.6% 증가했고, 영업이익 2조3947억원과 비교할때 3배 가까이 성장했다.
현대차가 연간 매출 110조원을 넘긴 것은 창사 이래 최초다. 이전 최고 실적이던 2019년 105조7464억원은 2년 만에 갈아치웠다.
기아도 사상 최고 매출을 찍은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 컨센서스(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해 총 70조531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0년에 달성한 최대 실적 59조1681억원보다 19%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2배 넘게 확대된 5조2920억원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는 작년 매출 40조7588억원, 영업이익 2조577억원을 낸 것으로 보인다. 전년 대비 각각 11.3%, 12.4%씩 늘어났다. 현대모비스가 연매출 40조원 벽을 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 주력 3사의 연매출 총합은 228조4070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4% 성장했다. 각 사 컨센서스를 더 높게 잡은 증권사도 존재하는 만큼, 230조원 돌파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있다.
3사 매출 규모가 200조원을 재돌파한 것은 2019년 이후 2년 만이다. 특히 매출 증가율은 기존 최고치이던 2012년 10.3%보다 4%포인트 가량 높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까지 하락세를 타던 3사 매출은 2011년부터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그 속도가 느려졌고, 2017년과 2018년에는 2년 연속 0% 성장률을 보였다.
정체된 매출은 2019년 들어 201조9412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가격이 비싼 중대형 차종과 SUV 신차 출시가 인기를 끈 덕분이다. 하지만 곧이어 발발한 코로나19 사태로 경기침체가 이어졌고, 2020년 매출(199조7922억원)은 다시 1년 만에 2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3사 영업이익 총합은 14조2996억원으로, 전년 6조2915억원보다 127.3%나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영업이익 10조원대에 재진입한 것은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현대차그룹 3형제의 역대급 실적 달성 배경에는 신차 시장 회복이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666만8037대를 판매했다. 전년 실적보다 현대차 3.9%, 기아 6.5% 총 5% 확대된 숫자다.
국내 판매는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난 이슈로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신흥시장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 수요가 늘었고 해외 판매가 국내 감소분을 상쇄했다.
특히 내연기관차에 비해 비교적 고가인 친환경차가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하면서 매출도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친환경차 총 22만9107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42% 훌쩍 뛰어오른 수치다. 양사는 지난해 인기 모델에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추가했고, 아이오닉 5와 EV6, GV60, G80 등 전동화 모델을 선보였다. 상용부문에서도 현대차 포터EV와 기아 봉고EV가 맹위를 떨쳤다. 내수 전기차 판매량만 따져보면, 전년 대비 159% 성장했다.
친환경차 인기는 해외에서도 이어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101만8563대를 팔았는데, 이 중 전기차가 전년 대비 41.2% 늘어난 13만5408대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의 경우 작년에 판매한 148만9118대 중 10% 가량을 친환경차가 차지했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생산 증가와 고부가치인 친환경차 부품 공급 확대 등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신차 인도 지연으로 교체용 부품 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긍정적 영향도 받았다.
업계에서는 주력 3사가 올해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ASP 상승을 이끌 고가 신차 출시가 잇따를 것이란 이유에서다. 반도체 공급 불안은 지속되겠지만, 높은 대기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432만3000대, 315만대 총 747만3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현대차는 11.1%, 기아차는 13.4% 높은 목표치다.
양사는 올해 아이오닉 6,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니로 EV, 기아 EV6 고성능 모델 출시를 통해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SUV를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고, 유럽에서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기아의 양적·질적 성장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이후 생산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반도체 수급 안정화와 전기차 전용 모델 생산 본격화 등으로 현대차그룹 글로벌 생산 증가율은 도매판매 성장률인 12.1%를 상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자동차 생산 회복 과정에서 사업 구조상 자동차 부품 기업의 실적 민감도가 더 높다”면서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사업에 따른 외형성장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10%를 상회하는 판매 성장률을 제시한 것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의 점진적인 해소와 신형 SUV·EV의 글로벌 출시로 시장 점유율 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며 “억눌린 신차 대기 수요가 많아 생산 정상화가 목표 달성의 키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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