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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첫 파업하면···24시간 가동 반도체 사업장 멈출까

삼성전자 첫 파업하면···24시간 가동 반도체 사업장 멈출까

등록 2022.02.04 15:00

수정 2022.02.04 16:34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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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오늘 오후 중노위에 조정 신청5000여 조합원 중 절반이 반도체 소속라인 멈추면 재가동까지 상당 시간 필요삼성 안팎선 실제 파업 파장 낮게 전망

삼성전자 첫 파업하면···24시간 가동 반도체 사업장 멈출까 기사의 사진

최근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한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4일 오후 3시께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회사와 수차례 임금 협상을 벌였으나 사측 제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파업 수순을 밟겠다는 뜻이다.

삼성 계열사는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회사와 교섭 과정에서 쟁의권을 확보하며 사측과 갈등을 빚었으나 실제 파업까지 가진 않았다. 이번 삼성전자 노조 역시 삼성디스플레이와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노조, 파업 카드 '만지작'=사측과 교섭권이 있는 한국노총 금속노조연맹 산하의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 등과 공동교섭단을 꾸려 대응 중이다. 조합원 수는 전국삼성전자노조 4500여명을 포함 5000여 명 정도다. 20~30대 연령이 전체 80%를 차지한다.

이날 공동교섭단이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접수한 것은 쟁의권 확보를 위한 첫 단추다. 물론 조정기간 내 노사 간 2~3회 사전 조정을 진행할 수 있으나 한쪽이라도 거부하면 중노위 결정에 따라야 한다.

만일 중노위가 열흘간 조정기간을 가진 뒤 노사 간 협상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행정지도' 결정을 내리면 파업을 할 수 없다. 반면 노사 합의가 어렵다고 보고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파업권을 갖게 된다. 중노위 결정은 조정중지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임금인상안을 둘러싼 노사 간 이견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이재용 부회장이 2020년 5월 대국민 사과에서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후, 조합 몸집을 키우며 서서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8월 창사 52년 만에 첫 노사 단체협약을 마쳤으며 같은 해 10월부터 임금협상을 진행 중이다. 노조는 전 직원 계약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이 제시한 최종안에는 임금인상 부문이 빠져 결국 노조는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 측은 임협 실패 책임을 지고 진윤석 노조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

삼성전자 노조 관계자는 "지금 계획으로 보면 새 위원장은 2월 말에 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위원장이 공석이어서 지금은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정식 절차를 밟고 위임 받아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원 절반 반도체 직원=삼성전자 전체 직원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11만3753명이다. 이중 반도체 사업부 소속 직원은 6만4천명으로 56.3%를 차지한다.

노조에 가입된 직원은 절반은 기흥캠퍼스 등 반도체 사업부에서 일한다. 업계 일각에선 만일 노조가 반도체 사업장에서 파업을 한다면 회사에서 대체 인력을 투입해 연휴에도 쉬지 않고 24시간 가동되는 사업장의 생산차질을 막을 거란 주장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노조 관계자는 "직원 안전과 연결되는 핵심(중요) 시설에는 변동이 있겠으나 일반 생산시설은 대체 인력 투입은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은 한 번 멈추면 재가동까진 수주일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생산라인) 특성상 한 번 멈추면 제품 수율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해야 해 재가동하기 쉽지 않아서다.

지난해 초 미국 텍사스주 한파로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생산라인이 멈췄다가 재가동까지 6주가 걸렸다. 삼성이 집계한 생산차질 피해액은 4000억원 규모로 추정됐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은 지난해 말 변이 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일부 라인이 멈췄다가 정상 회복되는데 한달가량 소요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이 멈췄다가 재가동까진 공장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파업 강행은 물음표=삼성전자 안팎에선 노조가 향후 중노위 조정중지 결정으로 합법적 쟁의권을 얻어라도 사업장 생산차질에 영향을 미치는 강성 파업에 나설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삼성디스플레이는 창사 후 처음으로 쟁의권 확보에 나섰다. 6.8% 기본급 인상을 요구했으나 회사 인상률 4.5%가 적다는 불만이었다. 사업장 앞 시위 등 쟁의 투쟁을 벌이다 두달 뒤 회사가 기존 노사협의회와 확정한 기본 인상률 4.5%를 수용하는 조건에서 사측과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업계에서도 삼성 반도체 사업장이 만일 가동중단 피해를 입게 되면 직원들의 성과급 및 인센티브 불이익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사업장에 직접적 피해를 입히는 파업까지 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노조에 사무직 직원들이 많다는 점도 무리한 파업 행위에 반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 분위기상 노조 활동을 하는 것에 눈치가 많이 보일텐데, 조합원 가입자 상당수가 성과급 불만 때문에 가입을 했기 때문에 직접 행동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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