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릴레이부문 물적분할 결정···주가 이틀째 약세"매출 비중 낮아 영향 미미vs비중 아닌 전략 문제"쪼개기 상장 비판 속···CJ ENM은 분할 계획 철회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S일렉트릭(LS ELECTRIC)은 전거래일대비 0.46%(200원) 내린 4만3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4만4300원에 출발한 주가는 장중 한때 4만3100원까지 밀리며 전날 기록한 52주 신고가(4만2950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LS일렉트릭은 지난 8일 장마감 이후 EV릴레이 부문을 물적분할해 LS이모빌리티솔루션(가칭)을 신설하는 내용의 물적분할 계획을 공시했다. 분할 예정일은 오는 4월이다. 신설법인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수소·전기차에 들어가는 전력제어장치로인 EV릴레이를 생산한다. EV릴레이는 전기차의 전기 과부하 사고를 방어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회사 측은 "사업 분리를 통해 LS일렉트릭은 전력, 자동화 사업 등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전기자동차, ESS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핵심부품인 EV릴레이 사업의 성장을 목표로 할 것"이라며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향상을 이번 분할의 목적으로 설명했다.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분할 소식이 알려진 9일 LS일렉트릭은 하루새 10% 넘게 곤두박질쳤다. 물적분할은 존속기업이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신설법인의 IPO(기업공개)로 투자금 유치도 가능하다. 하지만 핵심 사업 부문 이탈에 따라 모회사 지분가치가 훼손될 수 있어 개인투자자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비판론이 거세지자 물적분할 계획을 철회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CJ ENM은 지난해 11월 물적분할을 통해 스튜디오 자회사 설립 계획을 밝혔다가 주가가 급락했다. 이후 물적분할 재검토 공시를 지난 8일 내면서 주가가 9%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CJ에 이어 카카오와 네이버 등도 자회사 상장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증권가에서도 전망은 분분하다. LS일렉트릭 내 EV릴레이 사업부의 매출 비중이 낮은 만큼 비핵심사업 정리에 따라 분할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향후 성장 신사업에 대한 지배구조 및 전략 변화, 이로 인한 모회사 주주가치 훼손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S일렉트릭 물적분할로 인해 회사의 연결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EV릴레이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며 "최근 물적분할에 대한 센티먼트 악화가 주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의 EV릴레이 매출은 584억원으로 전체 매출(2조6095억원)의 2.2%에 불과하다. 회사는 전력기기·전력인프라·자동화사업이 전체 매출의 78%를 차지하며 분할 후에도 이를 기반으로 태양광, ESS 등 분산형 전원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낮은 매출비중에도 주주가치 훼손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현재 LS일렉트릭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과거 효성중공업, 현대일렉트릭 대비 10~50% 할증을 받고 있다. 이는 신사업 기대와 신재생 정책 수혜가 원인"이라며 "물적분할이 현실화되면 다른 신사업에 대해 기존 주주가 과실을 함께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황 수석연구원은 "LS이모빌리티솔루션의 물적분할로 LS일렉트릭의 기업가치 훼손이 전망된다"며 "발표한 상장 계획은 없지만, 분할 시점과 형태로 판단할 때 상장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매출 비중은 2.2%로 낮지만 할인으로 소실되는 지분가치는 크다"고 지적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EV릴레이 사업부 분할은 비중이 아닌 전략의 문제다. 분할회사의 향후 상장, 지분투자 등을 통한 모회사 주주가치 훼손 여부가 핵심"이라며 "현재로서는 분할 자회사의 향후 전략 방향을 알 수가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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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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