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모아저축은행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된 30대 직원 A씨를 대기 발령한 뒤 사고 경위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A씨는 모아저축은행 본점에서 근무하며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58억9천만원 상당의 기업 상대 대출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저축은행은 A씨의 은닉 재산 보유 여부를 조사하며 자금 회수 가능성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경찰 조사에서 "대출금을 도박에 썼다"고 진술했고, 실제로 상당액이 스포츠토토 등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돼 자금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모아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사 결과에 따라 회수할 수 있는 게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며 "지금은 A씨와 대면할 수도 없어 회수 가능성을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지난 1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A씨를 검찰에 넘겼다. A씨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업무를 담당하며 이런 범행을 꾸민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기업이 은행에 약정 대출금을 요청하는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민 뒤, 여동생 B씨의 계좌를 대신 기재하는 방식으로 의심을 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축은행은 기업 대출을 승인하기 전 현장실사와 서류 평가 담당 직원을 따로 두고 심사하도록 해 교차 체크 과정을 거친다. 또 내부 직원 등으로 구성된 여신심사위원회를 거치는 등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쳐 기업 대출을 승인한다.
이런 체계가 있었음에도 허위 서류로 인한 수십억원의 금융사고를 막을 수 없었던 것을 두고 내부통제 시스템이 미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모아저축은행이 제출할 최종 점검 결과 보고서를 검토한 뒤 수시 검사 진행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의 개편된 검사 체계에 따르면 금융사고, 소비자 보호, 리스크 등 사안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수시 검사가 진행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찰 수사와 별개로 금융사 자체적으로 시스템의 허점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모아저축은행에 대한 구체적인 검사 진행 여부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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