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투자로 '신약 파이프라인' 구축, 매출 견인해외 수출 늘어···'인도'에 자회사 설립도 바이오시밀러 도전, 의료기기 부문도 역량 강화
◇1위 타이틀 뺏겼지만···ETC로 매출 견인
23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의 전신인 구 동아제약(동아쏘시오홀딩스)은 2013년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전까지 제약업계에서 부동의 1위였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불법 의약품 리베이트 적발, 의약품 규제 등의 이유로 매출 부진을 겪으면서 주요 제약사들에게 밀려났다.
상위 5위권 밖으로 벗어난 동아에스티는 자체 개발 전문의약품(ETC) 부문을 필두로 자리 탈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회사의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59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이 중 전문의약품 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7.0% 증가한 364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동아에스티의 1세대 바이오의약품 '그로트로핀'은 전년 대비 36.5% 증가한 443억원의 매출을 보였다. 그로트로핀은 동아에스티가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자체 개발한 국산 성장호르몬제다.
회사가 자체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으로도 연매출 30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슈가논은 전년대비 매출이 약 28% 성장하는 성과를 보였다.
◇아시아‧유럽 등에 수출 확대, 인도에도 자회사 설립
회사는 주력 제품들의 수출을 확대하며 해외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1400억원대의 수출 기록을 세웠다. 현재 터키에 수출되고 있는 신성빈혈치료제인 에포론은 전년 대비 13.5% 성장하며 5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고, 일본에 수출되고 있는 빈혈치료제 다베포에틴알파도 전년 대비 42% 성장하며 120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했다.
이밖에도 결핵치료제 원료인 싸이크로세린과 테리지돈은 러시아에, 크로세린과 클로파지민은 유럽 지역에 수출하며 100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에는 인도 의약품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에 자회사를 설립했다. 자체 개발 신약 '슈가논'이 진출해 있는 인도를 발판으로 '글로벌 빅파마' 도약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동아에스티 해외법인이 설립된 지역은 미국, 브라질, 인도 등 3군데"라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신규 항결핵제 등 수출의약품 파이프라인 확대 및 신사업 발굴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원가 및 품질경쟁력 강화 부문에선 공정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을 제고하고, cGMP 수준의 송도 신공장을 준공하기로 했다.
◇바이오시밀러도 도전···R&D 투자 집중
회사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에도 뛰어든 상태다. 현재 다국적 제약사 얀센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DMB-3115를 개발하고 있다. DMB-3115는 지난 1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유럽 9개 국가에서도 임상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스텔라라는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2023년 9월, 2024년 7월 물질특허가 만료를 앞두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2023년 미국 특허만료에 맞춰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슈가논, 그로트로핀, 모티리톤 등 ETC 성장에 힘입어 올해 동아에스티는 매출액 6300억원, 영업이익 41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스텔라라 단일 제품으로만 글로벌 매출액이 9조원에 달한다. 국내 빅5 제약사 매출액을 합친 것보다 많은 금액"이라며 "신약보다 개발 기간이 짧고 성공률도 높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를 선점하는 것이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경쟁력 강화 및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R&D에 투자규모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동아에스티는 매출액의 평균 1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작년에는 R&D에만 800억원 이상의 비용을 투입해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4.1% 감소한 156억원을 기록했다.
동아에스티는 베링거인겔하임 등 외국계 제약사에서 R&D 역량을 쌓은 박재홍 사장도 R&D 총괄로 영입했다. 박 사장은 오는 28일 정기주총에서 선임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박 사장은 연세대 생명공학과를 나와 미국 보스턴대 의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얀센, 다케다, 베링거인겔하임 등에서 중개연구 및 임상업무를 맡았다. 박 사장은 동아에스티의 R&D 부문 신성장 동력 발굴과 구축, 중장기적인 R&D 역량 강화 등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실적 부진한 '의료기기 사업' 강화 나서
동아에스티는 실적이 부진한 의료기기·진단 사업영역도 강화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동아에스티의 의료기기 부문은 제품군의 감소로 전년 대비 54.6% 감소한 13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진단사업부는 전년 대비 12.8% 증가한 49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회사측은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면역·화학 제품, 감염관리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관계사인 동아메디케어가 보유한 의료기기업체 '참메드' 지분을 76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2005년 설립된 참메드는 이비인후과 전문 의료기기 업체다. 이비인후과 진료실에서 사용하는 진료대, 진료의자, 호흡기 치료장비, 영상장비, 현미경 등이 주력 제품이다.
또 회사는 지난해 11월 심전도 원격 모니터링 플랫폼 '하이카디'의 개발사 메쥬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메쥬의 심장질환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과 동아에스티 전문의약품, 의료기기·진단 사업과의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메쥬, 고신대복음병원과 '심장진단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동아에스티, 메쥬, 고신대복음병원은 ▲모바일 카디악 텔레메트리(Mobile Cardiac Telemetry, MCT) 기반의 심장관리 서비스 제공 ▲고신대복음병원 심장내과를 거점으로 부산, 경남 지역 1, 2차 의료기관과의 심장 협진 체계 수립 ▲심전도 원격판독센터 구축 등에 협력한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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