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환, 이론+실무 겸비한 실력자···사교성·전투력 약점심교언, 교수출신 부동산 전문가···행정 경험 아킬레스건정창수, 국토부 차관 출신 전문 관료···지나친 정치색 多송석준, 국토부 출신에 재선 의원···현역 차출 최소화 발목
인수위가 이르면 오는 10일 윤석열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한 일부 내각 인선을 발표한다. 이 가운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군에는 윤 당선인의 대선캠프에서 부동산 공약을 설계한 김경환 전 국토부 1차관(現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과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정창수 전 국토해양부 1차관, 송석준 국회의원(국민의힘) 등이 거론된다. 다수 국토부 출신 인물들이 앞서가고 있는 가운데 교수와 정치인들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8일 정치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인수위는 장관 후보군 압축 작업의 막바지에 나선 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한 분위기다. 경제부총리는 거시경제와 부동산세제 등을 두루 살펴 국토부장관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인수위의 국토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주택가격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부동산세제나 대출, 공급정책을 설계할 때 거시경제와의 관련성을 고려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국토부장관 후보군에는 김경환 교수(전 국토부 1차관)을 비롯해 심 교수(인수위 경제2분과 부동산TF팀장), 정창수 전 국토부 차관, 송석준 의원 등이 물망에 올랐다. 일단 국토부 출신들이 선두로 치고 나가고 있는 가운데 심교언 교수와 일부 정치인들이 이름을 올리며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하마평에 올랐던 이태규 국회의원(국민의당)은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로 무게추가 더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자들간 장단점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는 가운데 가장 유력한 인물로는 김경환 교수가 우선 꼽힌다. 학자출신이지만 국토부 1차관으로 몸담은 경험이 있어 범 국토부 라인으로 불린다. 당시 국토부 직원들사이에서 평판이나 이미지가 나쁘지 않았다는 얘기가 들린다. 실제 박근혜 정부서 2년여간(2015년 5월~2017년 6월) 국토부 제1차관을 지낸 김 교수는 제14대 국토연구원장, 한국주택학회장, 한국부동산분석학회 부회장, 재정경제부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 등 건설‧부동산업계에서 활약했다.
김 교수는 윤 당선인과 특별한 인연은 없었으나 후보 측에서 먼저 도움을 요청해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 부동산 시장이 왜곡돼 있다는 판단 하에 정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 하는 것이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당선자가 공약으로 내세운 ▲분양가상한제 산정 방식 완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완화 ▲2020년 이전으로 공시가격 끌어올리기 ▲LTV(주택담보대출비율) 70% 상향 등은 모두 김 교수의 지휘 하에 만들어진 부동산 정책이다.
특히 김 교수가 이끈 대선 캠프는 임대차 시장에서 전월세 가격 상승 등 여러 부작용의 주범으로 지목된 임대차3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신고제) 전면 재검토를 예고하고 있다. 이론과 국토부 실무를 겸비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선 사교성이나 전투력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국토부 장관이라면 청와대는 물론 여야 국회의원와 부처간 힘겨루기에서 다양한 친화력으로 다부지게 붙어서 정책 예산 민원 등을 관철시키는 능력이 절실한데 이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뜻.
문재인 정부에서 막판 빵뚜아네트라는 오명으로 하차한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이지만, 당시 국토부가 기획재정부에 힘에서 밀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의원들과도 밀당하던 김 전 장관과 비교될 수 있다.
심 교수는 친(親) 시장주의자다. 그는 1969년생으로 서울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했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국토교통부 신도시자문위원회 자문위원,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대선 기간 국민의힘 선대위 경제정책추진본부 위원으로 있으면서 김경환 교수와 함께 부동산정책 공약의 밑그림을 그렸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해서는 반(反) 시장주의로 평가하면서 쓴소리를 지속했다. 심 교수가 인수위 내 부동산TF 수장을 맡으면서 강경한 규제완화론이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심 교수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직접 개입하기 보다는 가격 시스템을 원활히 작동하도록 도움을 주는 데 그쳐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에 따라 부동산TF는 주택공급 계획을 민간 주도로 수립하고 부동산 세제 완화를 포함한 각종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학자·교수출신이다보니 행정 경험이 부족한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국토부 장관보다 LH사장이 더 적합하다는 평가도 있다.
정창수 전 국토부 차관도 유력한 다크호스다. 1957년생으로 강원도 강릉시에서 태어났다. 강릉초등학교, 경포중, 서울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석사, 경희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강원도청 사무관, 건설교통부 공보관, 국토해양부 제1차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거쳐 한국관광공사 사장,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 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76학번으로 정창수 전 차관과 입학 동기다. 그 외에 황교안 전 국무총리(법학 77학번),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법학 73학번),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물리학 78학번) 등이 정창수 전 차관과 성균관대학교 동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캠프에 몸 담은 이력이 있어 친박인사로 분류되기도 한다. 윤석열 캠프에서는 건설지원본부장으로 활동했다.
30년 공직시절 미스터 스마일로 불리면서도 치밀한 업무처리와 강한 추진력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국토부 출신이 가기 어렵다는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발탁된 적이 있을 만큼 정치력도 강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반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조기에 사임하고 강원도지사 출마 추진 등으로 오히려 지나치게 정치색이 강하다는 시선은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 송석준 의원이 이름을 올린다. 인수위 여당 등에서 현역 의원 차출 최소화라는 기조가 강해진 탓에 입각이 어렵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이번 윤석열 정부에선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지속적으로 선택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송석준 의원은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 미국 미주리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제 34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건설교통부 주거복지과장을 시작으로 국토해양부 재정담당관, 국토정보정책관, 대변인, 건설정책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을 거친 국토부 전문관료 출신이다.
송 의원은 경기 이천시 재선 의원이다. 21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도 맡고 있으며, 당 부동산 정상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번 당내 경선 과정에서 기획본부장 겸 부동산정책본부장, 선대본부에서는 직능본부 수석총괄부본부장을 맡았다.
그는 최근 '노후신도시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며 윤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인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정통 국토부 관료 출신으로 여의도 정치 경험까지 인정받고 있지만, 현역 의원이라는 점에서 차출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비등하다.
이외에는 국토부 정통 관료 출신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경북 군위군의성군청송군영덕군)과 김현아 전 의원 등이 국토부 장관 후보군에 거론되고 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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