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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 지분 늘리는 최성환, 경영권 강화 나서나

SK네트웍스 지분 늘리는 최성환, 경영권 강화 나서나

등록 2022.04.12 16:14

수정 2022.04.12 17:33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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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사업총괄, 1년사이 269억어치 주식 사들여작년 2월부터 공격 매입···개인 최대주주 지위사내이사 선임, 이사회 합류하며 경영승계 속도사업형 지주회사 전환 주도, 블록체인사업부 신설'경력無' 임원 사업부장에···최 사업총괄 MBA 동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 최성환 사업총괄이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 사업총괄은 개인 최대주주 지위를 공고히 다졌고, 지난달에는 이사회에 합류하며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내부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SK네트웍스 '후계자'인 최 사업총괄이 가장 공들이는 분야는 블록체인 신사업이다. 블록체인사업부장을 맡은 이원희 임원은 관련 경험이 전무하지만, 최 사업총괄과 MBA 동문이라는 점에서 발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사업총괄은 이달 4일부터 11일까지 SK네트웍스 주식 31만8127주를 장내매수했다. 평균 매입단가는 4680원으로, 약 15억원 상당이다. 이에 따라 최 사업총괄의 총 지분율은 종전 1.89%에서 2.02%로 0.13%포인트 늘어났다.

1981년생인 최 사업총괄은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주 손자이자 최 전 회장 장남으로, 중국 푸단대를 졸업한뒤 런던 비즈니스스쿨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밟았다. 2009년 SKC 전략기획실 과장으로 입사한 최 사업총괄은 2014년 당시 SKC 회장이던 부친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기 위해 회장실 담당 임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SK㈜에서 사업지원담당, 글로벌사업개발실장, BM혁신실 임원 등을 역임했다. 2019년에는 SK네트웍스 기획실장과 SK㈜ 행복디자인센터 그룹장을 겸직했다.

최 사업총괄이 SK네트웍스 주식을 사모으기 시작한 것은 경영 전면에 나선 지난해 2월부터다. SK네트웍스 기획실장이던 그는 2020년 말 신설된 사업총괄의 수장을 맡으며 승계 작업을 본격화했다. 첫 지분 매입 당시 약 196억원을 투입했고, 단숨에 SK㈜(39.14%)에 이은 2대주주에 올랐다. 꾸준히 지분율을 높이고 있는 최 사업총괄은 1년새 29차례에 걸쳐 총 269억원을 투자했다.

최 사업총괄은 이사회 구성원이 아니었지만, 존재감은 상당했다. 그는 정보통신사업부와 스피드메이트사업부, 트레이딩사업부 등 SK네트웍스 주요 사업 전반을 관리했다. 사업총괄 산하에는 신성장추진본부를 뒀고, 투자 관리와 인수합병(M&A) 관련 업무를 담당토록 했다. 신성장추진본부장은 이호정 경영지원본부장이 겸직했는데, 사실상 최 사업총괄의 지휘를 받는 구도였다.

올 들어 최 사업총괄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최 사업총괄은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최근 경영에서 물러난 부친의 자리를 물려받은 것이다. 회사는 그의 사내이사 선임 배경에 대해 "미래 유망 영역에 대한 10여건의 초기 투자를 이끌어 왔고, 블록체인 사업을 회사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키워가고 있다"면서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만큼, 최 사업총괄을 통해 실행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 소속이 된 만큼, 경영과 관련된 실질적인 실행력 행사도 가능하다.

주목할 점은 최 사업총괄이 측근을 요직에 앉히고 있다는 점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말 '2022년 정기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블록체인사업부를 신설했다. 기존사업과 블록체인 접목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블록체인 관련 투자와 사업 확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블록체인사업부장으로는 이원희 임원이 선임됐다. 이 사업부장은 LG전자 상품기획실, SK매직 상품전략실장을 거쳐 올해 1월부터 블록체인사업부 소속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B2C 상품 기획·개발에 정통한 이 사업부장의 이번 발령을 두고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SK매직에서는 '미래사업 전략수립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진입장벽이 다소 높은 블록체인과 관련된 경력은 전무하다. 최 사업총괄과의 인연은 MBA 동문이라는 점이다. 이 사업부장은 최 사업총괄과 같은 런던 비즈니스스쿨 MBA를 졸업했다. 블록체인사업은 최 사업총괄이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이뤄내기 위해 꼭 성공시켜야 하는 만큼, 측근을 '신사업 도우미'로 앉혔다는 분석이다.

SK네트웍스 블록체인사업부는 올 들어서만 368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집행했다.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에 260억원을 투입한데 이어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블록오디세이'의 지분 10%(108억원)를 확보했다. SK네트웍스가 기업 정체성을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 중인 만큼, 블록체인 유망기술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 개발이 아닌,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협업하는 것이 사업 핵심"이라며 "이 사업부장은 새로운 투자 트렌드를 발굴하는 업무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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