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전문가 영입으로 이재용 회장 선임 관심↑반도체·스마트폰 글로벌 경쟁력 위기에 총수 리더십 절실이재용 지원사격 가능한 그룹 컨트롤타워 필요성도 제기'책임경영' 위한 등기이사 선임, 사법리스크 해소돼야 가능
고(故)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회장직이 공석이 된지 1년이 넘었고 삼성전자가 대내외 악재로 위기감이 높아진 만큼 이 부회장이 '초격차 경영'을 위해 직접 등판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나 최근 삼성전자가 지배구조 개편 전문가를 영입하며 이 같은 주장은 더욱 힘을 받는 모습이다.
◇힘 실리는 '이재용 등판설' = 삼성전자는 지난달 글로벌 컨설팅업체 머로우소달리에서 근무한 오다니엘 이사를 IR팀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1974년생 오다니엘 부사장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 자산운용사 블랙록에서 임원으로 재직했다. 이후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총회 전략 수립을 주로 맡는 머로우소달리를 거쳐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현재 4대 그룹 가운데 회장 자리가 공석인 곳은 재계 1위 삼성이 유일하다. 이 부회장은 2012년 12월 44세의 나이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2014년 이건희 회장이 병석에 누운 뒤 사실상 총수 역할을 맡아 왔으나 회장 취임은 미뤄왔다. 2020년 이건희 회장 타계 후 재계에서는 애도 기간 후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이 이뤄질 것으로 봤으나 지난해 연말 인사에도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최태원 SK 회장은 고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일주일만에 회장직을 맡았고 구광모 LG 회장도 2018년 5월 고 구본무 회장이 타계한 이후 한달여 뒤에 회장에 올랐다.
늦어지는 회장 취임은 이 부회장이 가석방 상태로 취업제한 규정을 적용받고 있는 점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부회장은 가석방 상태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과 관련한 재판도 받고 있다.
◇과제 산적한 삼성···총수 리더십 절실 =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주요 먹거리인 스마트폰·반도체에서 위기론이 커지고 있고 지배구조 개편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만큼 '총수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으나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파운드리 실적 개선은 4나노 수율 부진으로 또 다시 다음을 기약하게 됐고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은 삼성의 갤럭시 브랜드 신뢰도에 흠집을 냈다.
삼성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운 가운데 파운드리 경쟁사인 TSMC와 인텔의 역대급 투자도 부담이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임금협상 합의가 늦어지며 처음으로 협상이 4월까지 넘어온 상황이다. 인재유출을 막기 위해 반도체 업계 연봉 인상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경쟁사들의 대졸 초임 임금은 삼성과 유사해지거나 더 높아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친기업' 중심의 경제 정책 기조가 예상되는 새정부 출범은 삼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새 정부가 출범한 뒤 이 부회장이 사면·복권 된다면 경영환경이 한층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의 경우 형식적인 문제인 만큼 논란에서 자유롭다. 회장, 부회장, 사장 등은 법률(상법)상의 직함이 아니기 때문에 이사회에서 보고, 의결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
단 책임경영을 위한 등기이사 복귀는 사법리스크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 취업제한 규정에도 어긋나며 주주총회를 거쳐 안건이 결의·통과돼야 등기이사 선임이 가능하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처음으로 삼성전자 사내이사로 합류했으나 2019년 10월 임기가 만료되자 사내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재판이 지속되자 부담을 느끼고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과 함께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한 그룹 컨트롤타워에 대한 구상도 진행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2017년 2월 미래전략실이 해체됐고 이후 컨트롤타워 조직 필요성이 지속 제기됐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재용 부회장이 향후 경영활동 제약에서 벗어났을 때를 대비해 사업재편 등 많은 구상을 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윤석열 정부는 친기업을 내세운 만큼 향후 815 특별사면 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삼성이 국가대표 기업인 만큼 정부 지원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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