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보다 많아진 공매도 잔고···실적 전망 올해도 '맑음' 물류대란 수혜 계속된다는데 해상운임 피크아웃 우려 반영소액주주 "분기배당 등 특단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 나와야"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MM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54% 내린 2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는 1개월 만에 4% 이상 상승 마감했지만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가진 못했다. 현재 주가는 지난해 5월 고점(5만600원‧종가기준) 대비 45% 넘게 급락한 상태다.
반면 HMM의 실적은 지난해부터 훨훨 날아오르는 중이다. HMM은 지난해 매출액(연결기준) 13조7941억원, 영업이익 7조3775억원을 달성하며 새 역사를 썼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 중 네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2020년 9808억원에 머물렀던 HMM의 영업이익은 1년 만에 7배 넘게 폭증했고. 올해도 9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HMM은 실적=주가라는 주식시장의 기본 공식을 깨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호실적에도 주가가 뒷걸음질치는 배경은 '공매도'가 첫 손에 꼽힌다. HMM은 지난 11일부터 셀트리온을 밀어내고 코스피 공매도 잔고금액 1위에 올라있다.
HMM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6971억원(14일 기준)으로 오랫동안 1위였던 셀트리온(6463억원)과 약 500억원 가량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5.28%에 이르는 공매도 잔고비중 역시 셀트리온(2.86%)를 앞선다.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이 주로 거래하는 공매도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미리 내는 투자기법을 뜻한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빌린 주식을 갚는 시점에 주가가 떨어지면 차익을 거둘 수 있다.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수익을 위해 현물을 대거 팔아 주가를 잡아두기 때문에 공매도 잔고가 높을수록 주가 상승이 제한적이다.
실제로 코스피 공매도 잔고금액 순위를 살펴보면 HMM과 셀트리온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5759억원), 두산중공업(4362억원), 삼성전자(4157억원)가 뒤를 잇고 있다. 모두 실적과 성장성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평가를 받는 종목들이다.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HMM에 공매도 세력이 지나치게 붙는 이유는 해상운임의 피크아웃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고공행진 중인 해상운임이 2분기에 정점을 찍고 하반기부터 조정받기 시작할 거란 전망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증권가는 이 같은 피크아웃 우려가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올해도 미주항만 노조 임금협상,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해운시장의 물류대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크게 늘어난 컨테이너선 발주 중에 올해 인도되는 선박들이 적기 때문에 선복량 증가에 따라 운임이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된다"며 "최근 안전상의 이유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로 가는 컨테이너선 운항이 중단되고 있어 병목현상 수혜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미주 서안에 쌓여있는 물량들을 모두 처리하려면 하반기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해운운임이 하반기부터 조정받기 시작해도 하락폭은 우려만큼 급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해 10월 HMM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6000억원 규모 CB에 대해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했지만 주식으로 전환됐다. 대규모 CB 주식전환에 따른 주식가치 희석을 만회하려면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분기배당 등 특단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생각이다.
HMM은 지난달 14일 11년만의 결산배당(1주당 600원)을 결정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추세적 주가 반등을 위해 추가적인 분기배당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HMM(구 현대상선) 주주동호회 카페 운영자인 홍이표 씨는 20일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겠지만 192회차 영구채의 주식전환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경계하고 있다"며 "다만 올해까지 이어질 호실적을 고려해 추가적인 분기배당을 결정하면 공매도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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