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세 윤웅섭 대표, '매출1조원' 비전 내세워 인사 및 조직개편으로 '글로벌신약개발회사' 도약코로나·대사질환 치료제 등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일동제약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된 윤웅섭 대표는 이달 1일자로 연구개발본부장이었던 최성구 부사장과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서진식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특히 최 사장은 다수의 글로벌 신약 개발 및 임상에 참여한 인물로 알려진다. 그는 서울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한 후 정신과 및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로 삼성의료원, 서울대학교병원 등에서 외래교수로 활동했다. 이후 한국얀센에서 의학부 및 마케팅부를 거쳤으며 2015년 국립정신건강센터 의료부장을 지냈다.
18일에는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이재준 글로벌 사업 총괄 부사장을 영입했다. 일동제약 글로벌사업본부는 기존의 글로벌 사업 개발 분야(BD)와 수출입을 담당하는 해외사업부, 그리고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차원에서 현재 설립을 추진 중인 미국법인 IUIC 등을 아우르게 된다. 회사 측은 완제 및 원료 의약품 수출은 물론,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 수출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건다는 전략이다.
이재준 신임 부사장은 미국 AT커니에서 제약 및 헬스케어 분야 컨설턴트로 재직했으며, 이후 GSK와 동아에스티에서 글로벌 사업 관련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기술 수출을 성사시키는 등 글로벌 사업 분야를 크게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또 2018년부터 최근까지 영진약품에서 대표이사를 지내며 해외 매출을 집중적으로 성장시키는 등 글로벌 분야의 전문 경영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인사 및 조직개편은 일동제약을 R&D중심의 글로벌신약개발회사로 발전시키겠다는 윤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일동제약 창업주 손자이자 윤원영 회장 장남으로, 지난 2016년 8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일동제약 단독대표에 오르며 사실상 경영권을 승계했다. 5년 전 그는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의 혁신적인 R&D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면서 활성비타민 아로나민, 전문의약품 등으로 2019년 5168억원, 2020년 5610억원, 2021년 5591억원의 매출성과를 냈다.
목표치에는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이지만 윤 대표는 공격적인 R&D 투자를 지속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동제약은 연구개발비를 2019년 436억원에서 2020년 602억원, 2021년 946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일동제약이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단연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다. 일동제약은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함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S-217622'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 치료제는 올해 상반기 안에 일본에서 긴급사용을 획득해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일동제약이 경쟁사보다 저렴한 30만원에 50만명분의 코로나19 치료제를 판매한다면 15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되는 리오프닝 상황에서 코로나19 치료제는 필수품으로 판단된다"며 "복용편의성을 가진 일동제약의 코로나19 치료제가 규제당국의 승인을 획득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된다면,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관련 절차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임상 3상 단계"라면서도 "시오노기제약 물질이기 때문에 일본에서의 진행 결과가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일본에서 조건부 사용승인 신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결과에 따라 국내 상용화가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동제약은 시장 규모와 성장성, 미충족 수요의 존재 등으로 잠재력이 큰 당뇨병, 지방간염과 같은 대사질환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독일연방 의약품·의료기기 관리기관(BfArM)으로부터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IDG16177'의 임상 계획(IND) 승인을 취득, 현재 독일 현지에서 임상 1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특히 상용화 및 기술 수출에 유리한 요건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호주 등의 국가에서 해당 물질과 관련한 특허 등록을 완료한 상태이며, 유럽과 중국 등 주요 시장국에 대한 특허도 출원 중에 있다.
또 다른 2형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인 'ID110521156'는 IND 승인 신청 등 임상시험 준비에 필요한 비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비 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 'ID119031166' 역시 개발 진행 상황이 순조롭다. 일동제약은 해당 신약 물질에 대한 권리 확보를 위해 국내 특허 등록은 물론, 해외 다수의 국가에도 특허를 출원한 상태이며, 연내 글로벌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ID119031166' 상용화 작업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비 알코올성 지방간염은 가장 흔한 만성 간질환으로 전세계적으로 25%의 유병율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비알콜성 지방간염 시장은 급격히 증가해 2026년 약 25조원 규모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윤 대표의 경영능력 입증을 위해선 적자 탈피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회사는 R&D 투자 강화로 지난해 영업손실 543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 기존 품목들의 판매 확대와 사업 다각화 등으로 올해 매출을 견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윤 대표의 비전은) 매출 1조원 달성을 통해 매출-R&D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었다"라며 "구체적인 달성 시점은 정하지 않았지만 현재 회사가 가지고 있는 사업 품목들만 300여개가 넘는다. 이를 통해 매출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꾸준히 의약품 품목을 확장하고 있고 건기식이나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전반으로도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부연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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