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6일까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규모는 하루 평균 1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79억원)의 2배 이상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같은 기간(136억원)보다도 많다.
미수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사흘 후 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이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미수거래)의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다.
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하루 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지난 3월 148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달 156억원, 이달 171억원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는 국내 증시가 약세를 거듭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빌린 돈을 갚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7일 종가 기준 코스피는 2,638.05로, 올해 들어 11.7% 내렸고, 코스닥지수는 873.97로 15.8%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신저가 경신이 빈번해진 것도 반대매매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미수거래 투자자들은 자신이 보유한 투자 원금 이상의 주식 거래를 하므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일반 거래보다 더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자칫 주식을 다 팔아도 빌린 돈을 다 갚지 못하는 소위 '깡통 계좌'로 전락할 수도 있다. 반대매매 후에도 남아 있는 미수 금액에 대해서는 연체 이자를 내야 한다.
또 반대매매가 많아지면 주식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증시 자체의 하락 압력도 커진다. 반대매매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주가 급락 시 이른바 '패닉 셀링'(공황 매도)을 하면서 낙폭을 키울 수도 있다.
한편, 주가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 융자 잔고는 줄지 않고 있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지난 26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21조6천65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중반까지 10조원 수준이었던 신용융자 잔고는 이후 급증해 지난해 2월 3일부터 줄곧 20조원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포인트 올리고, 올해 2∼3차례의 추가 인상이 점쳐지는 등 중앙은행의 긴축 강화가 반대매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수익도 조정을 거쳐왔던 것이 반대매매 규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반대매매 추이는 긴축 자체보다는 그에 따른 시장의 흐름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며 "앞으로 긴축 국면이 이어지면서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고 기업 이익이 줄어든다면 주가가 하방 압력을 받으면서 반대매매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반대매매가 급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진단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진콜이 생길 정도로 시장이 급락할 때 반대매매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한국 증시가 저점을 통과하는 상태이므로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반대매매가 쏟아질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다.
마진콜은 증거금에 일정 수준 부족분이 발생했을 때 이를 보전하라고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