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약 1,700만 년 전 중신세 초기 지층에서 발굴된 화석 '디스코케릭스 셰즈(Discokeryx xiezhi)'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기린의 조상은 지금과 모습이 달랐습니다. 목이 길지 않았지요.
과거의 기린은 지금 기린과 달리 큰뿔야생양과 비슷한 크기였습니다. 목은 짧았고, 두꺼운 두개골과 강한 목뼈를 갖고 있었습니다. 두개골 위에는 원반형 뿔인 골축이 존재했지요.
골축은 수컷들이 짝짓기 경쟁을 할 때 경쟁자를 공격하는 무기입니다. 연구팀은 강한 목뼈와 두개골, 골축 등을 갖춘 기린의 조상은 매우 뛰어난 박치기꾼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짧고 두꺼웠던 목이 길어진 이유는 길이가 길수록 상대방에게 더 강한 충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 물론, 척박한 초원의 특성상 높은 곳의 먹이를 먹기 위한 것도 함께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런 이유로 약 200만 년에 걸쳐 진화, 기린의 목이 지금처럼 길어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현재 기린들은 짝짓기 경쟁이나 서열 경쟁 시 긴 목을 활용, 머리를 크게 휘둘러 상대를 가격하는 방식으로 싸우지요.
기린 목에 숨겨진 진화의 비밀을 알아봤습니다. 진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생존과 번식이라는 기본적인 욕구. 동물들의 특이한 생김새에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뉴스웨이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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