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독일·프랑스 3개국 방문최윤호 삼성SDI 사장 등 유럽 출장이 부회장 "잘 다녀오겠다" 짧게 말해
열흘이 넘는 유럽 출장에서 이 부회장은 이미 외부로 드러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회사 ASML 등 전략적 파트너를 만나 사업 협력을 강화하고, 또 대형 인수합병(M&A) 발표를 앞두고 막바지 점검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1시45분께 김포공항 내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전세기편을 이용해 네덜란드로 출국했다. 출국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이 부회장은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짧게 답한 뒤 출장길에 올랐다. 구체적인 출장 일정과 출국 소감 등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행선지가 공개된 네덜란드 외에도 인접 국가인 독일, 프랑스 등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8일까지 이어지는 출장 기간이어서 유럽 내 여러 국가에서 사업 파트너들을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중에선 이날 이 부회장 출국에 앞서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같은 전세기에 탑승하면서 이번 출장 일정에 일부 동행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한종희 부회장 등 핵심 경영진도 유럽 현지에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출국 직전까지 구체적인 일정을 전달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출장 기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반도체 장비업체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급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적인 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글로벌 업체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3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4공장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선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와 비교해 삼성의 노광장비 확보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이번 네덜란드 방문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만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일정은 현재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현장 경영을 재개한 것은 경영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보여진다"며 "목숨 걸고 하겠다는 말이 나왔듯이, 열심히 뛰겠다는 모습이 외부로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사업 점검 외에도 미래 먹거리 발굴 등 신사업에도 투자처를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도 유럽에는 삼성과 전략적 파트너들이 많다.
이 부회장이 출장을 떠나는 이 날은 29년 전이던 1993년 고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이 나온 날이다. 당시 독일 출장 중이던 이건희 회장은 경영진을 불러 모아 놓고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며 경영 혁신을 주문해 오늘날 글로벌 일류가 된 삼성 반도체 성공신화를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이재용 부회장의 공식 일정 중에서 가장 중요한 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럽 출장 기간 삼성의 새로운 경영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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