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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서 반도체 장비 챙긴 이재용, 남은 기간 통신 챙긴다

네덜란드서 반도체 장비 챙긴 이재용, 남은 기간 통신 챙긴다

등록 2022.06.16 15:33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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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기간 동안 미래 먹거리 배터리·반도체 챙겨ASML, imec CEO와 회동하며 반도체 경쟁력 고민남은 기간 영국, 프랑스서 통신사업 관련 행보 예상대형 M&A 나오나···ARM측과 접촉 여부에 관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출장 일정이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남은 일정에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11박12일 일정으로 유럽 출장을 떠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 출장 이후 6개월만에 이뤄진 해외 일정이며 독일을 거쳐 네덜란드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기간 동안 배터리와 반도체 부문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았다. 출장 초기였던 독일·헝가리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동행한 만큼 배터리 관련 주요 일정을 소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귀국길에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이 최 사장에게 "큰 일 하셨다"는 덕담을 건내 유럽 현지에서 확실한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는 삼성SDI 파트너사인 BMW 외에 메르세데스벤츠 제조사인 다임러와 아우디폭스바겐 등 세계적인 완성차 회사들이 즐비하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사업을 넘어 독일 완성차 부품 회사들과 전장 부문 협력을 타진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배터리 관련 일정을 마친 뒤로는 반도체 초격차를 위한 광폭행보가 이어졌다.

14일(현지시간)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만나 포괄적인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후 AMS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기술책임자(CTO) 등과 만났다. 특히 이 부회장은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1년 8개월만에 다시 ASML 본사를 방문했다.

다음날인 15일에는 벨기에에 있는 유럽 최대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을 찾아 루크 반 덴 호브 CEO와 미팅을 가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와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와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재계에서는 남은 일정 동안 이 부회장이 통신사업 파트너들을 만나기 위해 프랑스나 영국을 방문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삼성전자의 고객사인 오렌지텔레콤이, 영국에는 보다폰이 위치해 있다.

통신은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반도체, 바이오와 함께 주요 먹거리로 꼽히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5년간 45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6G 핵심 기술 선점 및 글로벌 표준화를 통해 통신 분야에서도 '초격차'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프랑스를 방문할 경우 프랑스 경제 국무장관이 삼성전자의 5G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신규 사업 수주를 위한 미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경우 보다폰 영국법인이 지난 1월 삼성전자 5G 가상화 기지국을 활용해 상용망 구축을 시작한 상태다. 유럽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보다폰은 영국 소재 다국적 통신사로 세계 21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이 대규모 통신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할 때마다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20년 미국 버라이즌과의 7조9000억원 규모의 5G 장비 계약을 할 당시에는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와 친분을 활용했으며 지난해 일본 NTT 도코모와 통신장비 계약을 진행할 때에도 직접 CEO를 만나 협상을 진척시켰다.

최근 미국 제4 이동통신 사업자 디시 네트워크의 대규모 5G 통신장비 공급사 선정 뒷 배경에도 이 부회장과 찰리 어건 회장의 미팅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업계에서는 통신 장비 사업의 경우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계약인 경우가 많아 기업간 신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이 때문에 통신 장비 사업에서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사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혀왔다.

이 외에도 영국에는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인 ARM도 있는 만큼 방문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 최근 이 부회장과 팻 갤싱어 인텔 CEO 회동으로 양사가 컨소시엄을 이뤄 ARM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만큼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ARM 고위관계자와 접촉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이재용 부회장 출장의 가장 큰 목적은 반도체 장비의 안정적 확보였던 것으로 보이며 이 부회장이 직접 발로 뛰며 협의가 잘 된 것 같다"며 "통신 부분 또한 6G가 삼성의 미래 주요 먹거리이고 현재 5G도 매출의 중요한 부문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이 출장 기간 중 주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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