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산업장관 대국민 담화문 발표···"국가경제 손실 우려"
두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에서 각각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정식 장관은 "도크에서 진수를 기다리는 선박을 점거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라면서 "이는 원청근로자 8000명과 하청근로자 1만명에게 피해를 준다"라고 비판했다.
경찰이 건조물침입과 퇴거불응 등의 혐의를 적용해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노조 집행부 체포영장을 신청한 만큼 노조의 점거는 불법이 명백하다는 것이다.
이정식 장관은 "어렵게 회복 중인 조선업 대내외 신인도 저하로 국가경제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노동3권은 합법 테두리 안에서 행사되고 노사갈등은 당사자 간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노조에 "불법행위를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복귀해달라"라고 요구하고 "정부도 대화로 문제가 해결되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정식 장관은 공권력 투입과 긴급조정권 발동에는 일단 선을 그었다.
그는 "한편에서 공권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라면서 "공권력 투입 논란 없이 당사자가 자율적이고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길 호소하는 것이 오늘 담화문의 취지"라고 밝혔다.
노조법상 쟁의조정 특별절차로 노동부 장관이 쟁의행위를 중단시키는 긴급조정과 관련해선 "역사적으로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긴급조정권이 발동됐다"라면서 "아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노조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지난달 2일부터 43일째 파업 중이다. 지난달 18일부턴 옥포조선소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제1도크(선박건조장)에서 건조 중인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회는 '임금 30% 인상'과 전임자 등 노조활동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지회는 임금인상을 두고 조선산업 위기로 최근 5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임금이 30% 감소했다는 점에서 '생존을 위한 임금회복'이라고 주장한다.
노조 측은 하청업체(대우조선해양 협력사)들이 임금인상 요구에 '원청에서 기성금을 올려줘야 한다'라고 대응해온 만큼 원청인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을 사실상 지배·통제하는 산업은행과 정부가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과 협력사는 하청노동자 파업을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신속한 공권력 개입'까지 요구한 상황이다. 사측은 파업으로 지난달 2800억원 손실을 봤다고 주장한다.
산업부는 현재까지 파업으로 누적된 손실이 5700억원 상당이라고 밝혔다. 옥포조선소 제1도크가 점거되면서 배 진수가 지연돼 하루 259억원씩 매출에 손실이 발생하고 고정비 59억원이 그냥 지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납기를 맞추지 못하면 매달 130억원의 지체배상금도 추가로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이창양 장관은 "지난해 선박 수주량이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조선업체들이) 적자를 기록했다"라면서 "파업이 장기화하면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박 납기를 맞추지 못하면 조선업 전체 신뢰도가 저하돼 미래 선박 수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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