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IPO 절실'···투자환경 개선 요인 多어피니티 "풋옵션 선행"···여전한 강경 태도한국거래소 지적한 '주주분쟁' 해결은 묘연업계 "분쟁 종식하기 전엔 IPO 가능성 낮아"
어피니티컨소시엄(이하 어피니티)은 15일 교보생명 측의 '어피니티가 상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에 "터무니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IPO 무산과 관련한 모든 책임은 주주간 계약을 위반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교보생명 IPO가 불발되기 전부터 어피니티는 '신 회장의 풋옵션 계약 선(先)이행'을 줄곧 요구했다. 반면 교보생명은 투자자 자금 회수와 교보생명의 미래를 위해 IPO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어피니티의 협조를 구하는 등 양측 입장은 한치도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8일 상장공시위원회에서 교보생명의 유가증권 상장 여부를 논의한 결과 이를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거래소 측은 교보생명의 1·2대 주주간 경영 분쟁 상황을 고려해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거래소는 상장 심사 과정에서 '경영권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소송이 있는지'를 살피는데,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이 IPO 승인 요건에 위배되는 것으로 봤다는 전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승인의 경우 사유를 공개하지 않으나, FI와의 풋옵션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면서 "질적 심사에서 이러한 경우를 '명백하게 위배'하는 사안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교보생명은 '현재가 IPO 적기이고 절실하다'며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나섰다. 교보생명은 "올해는 금리인상 추세로 대내외 여건이 개선돼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통상 금리인상은 신규 발행되는 채권금리를 높여 자산운용 수익이 늘어나게 되는 등 생명보험사의 투자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회계제도(IFRS17·K-ICS) 도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고 업종의 경기 방어적 성격에다 조정에 따른 상승여력까지 충분하다"며 "이 가운데 어피티니는 몽니를 부리며 교보생명 상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보생명은 어피니티 측이 풋옵션 가격을 부풀려 실제보다 높게 책정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종국에는 교보생명을 적대적 인수합병해 공정시장가치를 뛰어 넘는 투자자금 회수를 진행하려 한다고 예측했다.
반면 어피니티 측은 풋옵션 절차를 이행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주간 계약에 따라 제3의 독립적인 기관에 판단에 따른 풋옵션 가격을 제시하고 공정한 절차를 이행하는 것이다.
어피니티는 "신 회장은 FI측이 과욕을 부리고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고집하여 교보생명에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언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풋옵션 가격에 불만이 있다면 스스로 합의한 주주간 계약에 따라 가치평가기관을 선정하고 가격결정절차에 참여하면 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 지속되면 교보생명 IPO 역시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거래소가 IPO 불가 사유로 지적한 핵심인 '주주분쟁'이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처럼 큰 회사의 IPO 불발은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이례적인 것이"이라며 "재무적 문제가 아니라면 주주간 분쟁이 걸림돌이 됐을 가능성이 매우 큰만큼 교보생명의 IPO는 신 회장과 FI들간 갈등 해결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편, 교보생명은 조속히 IPO를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상장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부족한 부분을 빠른 시일 내에 보완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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