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디펜스는 지난 27일 폴란드 정부와 K9 자주포, K10 탄약운반장갑차, K11 사격지휘장갑차 등을 수출하기 위한 기본계약(Framework contract)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계약식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진행됐고,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와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장관, 폴란드 국영 방산업체 PGZ사의 세바스찬 추와크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은 수출 대상 장비와 규모를 합의하는 포괄적인 협약의 성격을 띈다. 폴란드 국방부에 의하면 한화디펜스와 폴란드 정부는 K9 자주포 672문 등 전체적인 공급 물량과 기간 등을 합의하고, 향후 추가적인 협상으로 구체적인 계약 이행사항이 담긴 실행계약(Executive contract)을 체결할 예정이다.
K9 자주포는 세계에서 가장 성능과 신뢰성이 입증된 화력체계다. 2001년 이후 8개 국가(튀르키예),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 이집트)에 수출되며 글로벌 자주포 수출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폴란드 추가 공급 계약으로 K9 자주포의 점유율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디펜스는 이번 계약과 관련해 연내 폴란드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특히 이 곳을 유럽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한 전진기지로 삼아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유도탄 등 다양한 무기체계의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수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어서 유럽 시장을 거점으로 한 글로벌 방산 세일즈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디펜스는 이미 NATO 회원국 4개국(튀르키예, 폴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과 자주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아울러 NATO 동맹의 핵심인 영국과 미국의 자주포 사업에도 도전장을 낸 상태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영국의 기동화력체계(MFP) 사업에 탄약장전이 전자동으로 이뤄지는 자동화포탑이 탑재되는 최신 K9A2 자주포를 앞세워 경쟁에 나선다. 또 미국의 사거리연장 자주포 사업(ERCA)에도 K9A2의 핵심 기술 제안을 검토하는 등 세계 최대 방산시장 진입을 위해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부환 한화디펜스 해외사업본부장은 "K9은 전 세계에서 가장 기술력이 검증된 자주포 솔루션으로 인정 받고 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K9 유저클럽'이 만들어질 정도로 폭넓은 신뢰를 얻고 있다"며 "향후 폴란드를 거점으로 유럽시장 마케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다. NATO의 핵심 방산 파트너로서의 입지와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폴란드 국방부 대변인에 따르면 폴란드는 미래형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Redback) 도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수출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호주 차세대 궤도장갑차 사업(LAND 400 Phase 3)의 최종 후보 기종인 레드백을 기반으로 새로운 중형급 보병전투장갑차를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손재일 대표이사는 "이번 계약은 K9 자주포의 우수성과 한화디펜스에 대한 신뢰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은 것이어서 매우 기쁘고 자부심을 느낀다"며 "'K-방산'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한편, '글로벌 1등 무기체계'를 앞세워 전 세계를 아우르는 '글로벌 넘버 원'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첨단기술 연구개발과 해외수출 활동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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