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어깨 나란히···2분기 낸드 매출·점유율 '동반 상승'솔리다임으로 변한 인텔 낸드 영향···데이터저장장치 SSD 효과생산량 늘려 덩치 커졌지만...가격은 떨어지고 재고 쌓여 실적 하향 경쟁사 대비 높은 재고량···"솔리다임 실적 회복에 상당한 부담"
28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분기 SK하이닉스의 매출은 107억9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삼성전자(203억달러), 인텔(148억6500만달러)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특히 고무적이었던 부문은 성장률이다. 2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8.6% 상승했는데 이는 주요 반도체 기업 10개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나타낸 것이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성장률이 높았던 배경에는 낸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은 19.9%로 조사됐다. 키옥시아(15.6%), WDC(13.2%), 마이크론(12.6%) 등 주요 경쟁사를 크게 제치고 삼성전자(33.0%)에 이어 낸드 시장 2위 기업으로 도약한 것이다.
이번 점유율은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한 효과가 톡톡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작년 2분기 인텔의 낸드 사업부 점유율(6.7%)을 그대로 흡수해 업계 2위로 발돋움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했고 회사 이름을 솔리다임으로 바꿔 미국 내 자회사로 운영 중이다. 솔리다임은 주로 상업, 데이터 센터, 클라이언트용 SSD를 양산 중이다.
인텔의 낸드 사업을 인수하며 기대가 컸던 부문은 SSD 시장 입지 강화였다. 2020년 인수 소식이 들려오기 전까지 SK하이닉스는 낸드 품목 중 저부가 제품인 모바일에 집중했고 인텔은 고가형 엔터프라이즈 SSD 위주로 공략했다. 당시 인텔의 중국 SSD 시장 점유율은 50%에 달했다. 생산량도 인수 효과로 월 18만장에서 약 26만장으로 늘어 '규모의 경제'까지 가능했다.
하지만 하반기는 반도체 업황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솔리다임에 따른 '역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다.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생산성은 하락하고 재고도 쌓여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에선 낸드 가격이 하반기 내내 떨어지고 특히 SSD의 하락폭이 가파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은 15~20%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하락폭은 3분기 예상 추정치(-13%~18%)보다 커진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모든 유형의 낸드 제품 가격이 약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공장 재고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낸드 생산품은 올해 말 손실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요 제품 중 웨이퍼 가격은 하락세가 다소 주춤하고 모바일 기기에 내장되는 eMMC 가격은 3분기와 동일하게 13~18%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엔터프라이즈 SSD(-10~15% → -15~20%), 클라이언트 SSD(-10~15% → -15~20%) 가격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SD는 디지털 방식으로 메모리 반도체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D램 가격도 최대 18% 감소할 것으로 예측돼 실적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을 2조4797억원으로 예상하며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줄어들 것이라 밝혔다. 또 4분기는 61% 이상 하락한 1조6058억원으로 예상했다. 1조원대 영업이익이 현실화되면 이는 지난해 1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말 재고자산 규모는 11조9000억원, 재고회전일수는 145일로 경쟁사들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특히 솔리다임 합병 이후 재고가 급증해 낸드 시황의 드라마틱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향후 실적 회복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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