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과자 포장재 생산하는 농심 계열사최근 2차전지 소재 사업으로 영역 확장큰 이슈 없었는데도 7월부터 주가 상승1조원대 공시 터지자 매물 대규모 출회개미들 "미공개정보 이용 아니냐" 분노
특히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의 거래 상황을 보면 다소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 주가가 오른 시점과 대규모 공시가 나온 시점 간의 시차가 있어 율촌화학 관계자가 미공개정보를 주식 거래에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증권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율촌화학은 전 거래일보다 2.51% 내린 2만9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의 오늘 주가는 장중 한때 3만2850원까지 오르며 어제의 하락을 만회하는 듯 했으나 장 막바지 다시 하락하면서 2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고 신춘호 농심그룹 초대 회장의 호를 사명에 넣은 율촌화학은 농심의 소재 관련 계열사다. 원래는 농심이 생산하는 라면, 과자, 빙과류 제품이나 일반 식품의 포장재를 만드는 회사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배터리 소재 등 전자소재 산업으로도 사업 영역을 넓힌 상태다.
현재는 고 신춘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이 이 회사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다만 대주주는 지분 31.94%를 쥔 농심홀딩스다. 신 부회장의 10분 차이 쌍둥이 형이자 농심홀딩스 최대주주인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이 이 회사를 간접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일 신 부회장의 어머니이자 신춘호 회장의 부인인 김낙양 여사가 보유하던 율촌화학 주식 94만150주 중 44만150주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했으나 회사 지배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올해 초 2만6000원대로 시작했던 율촌화학의 주가 흐름은 지난 6월 말 바닥을 쳤다. 종가 기준 올해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한 시점은 6월 23일로 1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7월에 접어들면서 점진적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렇다 할 이슈가 없었음에도 율촌화학 주가가 꾸준히 오른 것은 이 회사가 2차전지 수혜주 중 하나로 꼽혔기 때문이다. 율촌화학은 2차전지 양극재 코팅에 쓰이는 파우치 배터리 포장 필름을 생산하고 있다. 시장을 뒤흔들 만한 성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2차전지 관련주, 특히 소재 관련주가 뜨자 율촌화학도 관련 수혜주로 덩달아 올랐다.
9월에는 급기야 3만원대까지 주가가 치고 올라갔다. 2차전지주 열풍 효과를 한 몸에 받던 즈음 27일에는 하루에만 15.12% 급등하며 3만84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당연히 종가 기준 52주 신고가였다.
그런데 27일의 주가 폭등에는 다소 의아한 부분이 있다. 주가를 움직일 만한 큰 이슈가 외부로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주가가 크게 뛴 것이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인 28일 율촌화학은 대규모 수주 공시를 냈다. 율촌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에 오는 2023년부터 6년간 리튬이온배터리 제조용 알루미늄 파우치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액은 약 1조4872억원이다.
1조원대 '잭팟' 공시가 나온 직후 율촌화학 주가는 장중 한때 4만4350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급락하면서 2만99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율촌화학의 주가 하락폭은 종가 기준 22.24%였다. 만약 이날 고점에 율촌화학 주식을 사들였다면 하루에만 32.0%의 손실을 본 셈이 됐다.
석연찮은 주가 흐름에 투자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특히 누군가 율촌화학의 대규모 계약 이슈를 이미 알고 있었고 그 상황에서 특정 개인투자자를 통해 주식을 사들였고 공시가 나온 직후 대거 팔아치운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불순한 의도가 숨은 행동이라는 것이다.
각종 포털 사이트의 증권 종목 토론방에서는 "개인투자자들 지분 비중이 많은 회사인데 개미를 상대로 장난을 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내부자 거래 의혹 신고를 했다" 등의 글이 다수 올라온 상태다.
이에 대해 율촌화학 측은 "공시의 시점과 주가 등락 시점의 연관 관계에 대해서는 정확히 확인된 것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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