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주사 단점 개선···시장규모 연평균 10.4% ↑렘시마SC, 약물 고농도화 기술 적용···환자 선호 높아 기술수출만 3건···'ALT-B4' 상업화 속도
13일 관련 업계와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병원 방문 횟수나 투여시간을 줄일 수 있는 의약품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며 제형변경 바이오베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바이오베터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기반으로 임상 효과를 개선하거나, 투여 주기를 연장하거나, 내약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변경한 후속 생물학적 제품이다. 기존 바이오 의약품보다 더 낫다는 의미로 '바이오베터'라 불린다. 대표적으로 ▲정맥주사(IV)의 SC제형 변경 ▲환자의 자가투여가 가능한 웨어러블 인젝터 ▲약물 흡수 향상을 위한 경피용 마이크로니들 장치 등 여러 약물 전달 기술 플랫폼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주사제를 경구투여 할 수 있도록 변경하는 기술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는 바이오베터는 SC 제형의 바이오베터다. 편리한 약물전달 방식을 비롯한 여러 임상 이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기존 IV 제품은 병원에서 2~3시간 동안 투여 받아야 하지만, SC투여 제품은 집에서 환자 스스로 1분이내에 투여가 가능해 환자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팬더믹 상황에서 병원 방문 횟수나 투여시간을 줄이는 것은 환자 및 의료진 모두에 큰 장점으로 작용된다.
제약사 입장에서도 제형변경 기술은 원료 의약품(API)의 변경 없이 이미 IV로 출시된 약물을 피하주사로 바꾸는 개념이기 때문에 임상 실패 리스크가 낮다. 또 이미 출시된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SC로 개발하기 때문에 초기 시장 진입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바이오베터가 바이오시밀러보다 개발 비용은 더 낮지만 판매에서는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할 수 있다. 미국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피하 약물전달 시장 규모는 2019년 212억 달러로, 2020년에서 2027년까지 연평균 10.4%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셀트리온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렘시마'의 IV제형을 SC제형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램시마SC는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의 바이오시밀러다. 기존에 나온 인플릭시맙 성분 치료제는 IV제형뿐이었다. SC제형으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적은 부피로 IV제형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약물의 농도를 높이면 약물끼리 엉켜 붙는 문제가 발생해 단백질 구조가 변하고 약효가 없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에 셀트리온은 약물을 고농도화 시키면서 엉키지 않도록 하는 기술을 활용해 이러한 단점을 극복했다.
최근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 '2022년 유럽장질환학회(UEGW)'에서 인플릭시맙을 SC제형으로 전환했을 때 높은 치료 지속성과 체내 약물농도, 안전성이 확인된다는 내용의 리얼월드 데이터를 공개해 현지 의료관계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회사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등을 조사한 설문 결과도 함께 공개했는데, 응답자의 77.3%가 인플릭시맙 IV 보다 램시마SC를 더 선호한다고 답했으며, 85.2%는 램시마SC로 더 행복해졌다고 답변했다.
오리지널 레미케이드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투여 편의성이 증대됨에 따라 유럽시장에서 램시마SC의 시장 점유율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점유율은 올 1분기 기준 9.1%다. 미국에서는 2023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알테오젠도 IV제형을 SC제형으로 바꿀 수 있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ALT-B4)의 원천기술을 개발해 상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알테오젠은 2019년 이후 글로벌 제약사에 ALT-B4으로만 총 3건의 기술 수출을 성공시켰으며, 지난 2020년 체결한 고객사와는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현재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를 이용한 SC제형화 기술은 미국 제약사 할로자임과 알테오젠 두 기업만 보유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원래 효소의 고유한 작용기작을 유지하면서 단백질 구조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향상시켰으며, 기존 제품 대비 더 적은 효소량을 사용할 수 있고 유효기간도 길어 생산량 및 경제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김지운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선임 연구원은 "바이오의약품은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낮고 큰 분자량을 가진다는 제품자체의 특징으로 인해 약물의 투과와 흡수율을 개선하는 부분에 있어서 여전히 기술적 난제들이 존재한다"며 "다만 그만큼 성장 기회가 많은 분야이므로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이 추진력 있게 도전해 이러한 난제들을 잘 극복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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