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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뜨고 TV 지고···LG전자, '효자' 달라졌다(종합)

전장 뜨고 TV 지고···LG전자, '효자' 달라졌다(종합)

등록 2022.10.28 17:54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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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매출 최대, 영업익은 27% 줄어가전 '반토막', TV는 2개 분기 연속 적자전장은 매출 최대, 영업이익도 흑자 유지불확실한 4분기, "수익성 방어 주력하겠다"

전장 뜨고 TV 지고···LG전자, '효자' 달라졌다(종합) 기사의 사진

LG전자가 3분기 매출 21조1768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역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미래 '캐시 카우'인 전장 사업은 확실한 실적 개선으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가전과 TV 사업이 동시에 부진하면서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LG전자는 4분기 업황을 불투명하게 바라보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원가 절감과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로 수익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가전·TV 부진, 전장은 '흑자'=LG전자는 28일,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한 7466억원의 흑자를 올렸다고 밝혔다. 다만, 일회성 비용이 없었다면 이번 영업이익은 27%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LG전자는 GM 전기차 리콜 사태로 충당금(4800억원)을 반영한 바 있다. LG전자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받아 이를 모듈화해 GM에 납품하고 있다.

전체 영업이익이 감소한 배경에는 가전 사업 부진이 컸다. H&A의 3분기 매출은 7조4730억원으로 역대 3분기 중 최대치였으나 영업이익은 2283억원에 불과했다. 작년 3분기(5054억원)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하락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LG전자는 "영업이익은 물류비 부담 및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TV 사업인 HE부문은 554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내 2분기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손익은 2600억원 이상 하락했다. 글로벌 TV 수요 감소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 내 소비심리 위축 및 경쟁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탓이 컸다. 매출도 11.2% 줄어든 3조71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정희 HE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까지 TV 수요가 선진 시장 중심으로 둔화됐다"며 "특히 유럽 수요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유럽은 프리미엄 TV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유럽의 1500달러 이상 TV 시장 중 OLED TV 판매 점유율(수량 기준)은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전장(VS)은 호실적을 이어갔다. 3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45.6% 오른 2조3454억원이다. 분기 사상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6300억원 이상 개선된 961억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 등 모든 사업 영역의 매출 성장과 지속적인 원가 구조 개선으로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고 했다.

업계에선 VS부문의 수주잔고를 당초 60조원 중후반으로 예상했지만 LG전자는 기대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주용 VS경영관리담당 담당은 "이전까지 연말 수주 잔고는 65조원으로 예상됐으나 3·4분기 수주 및 환율로 80조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전체 수주 잔고 비중은 인포테인먼트가 약 60%, 전기차 부품은 20%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올레드 TV인 97형 올레드 에보 사진=LG전자 제공세계 최대 올레드 TV인 97형 올레드 에보 사진=LG전자 제공

◇매크로 불확실성 유지, "수익성 방어 총력"=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4분기 업황도 긍정적이진 않은 상황이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영업이익은 736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3%, 전년 동기 대비 1.1% 줄어들 것"이라며 "VS 사업을 제외한 전 사업부 실적이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영향으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LG전자는 "4분기는 인플레이션 및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심리 하락, 장기화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으로 사업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객경험 혁신을 최우선으로 두고 SW(소프트웨어) 플랫폼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지속 육성하겠다"며 "글로벌 공급망 효율성을 제고해 사업 운영의 잠재적 리스크에 대비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컨콜에서도 업황 우려에 대해 H&A부문은 프리미엄 제품을 위주로 수익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이권 H&A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전체 수요 감소에도 고가 프리미엄 수요는 견조하다"며 "내년에도 수요 변동성이 크지 않는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판매 확대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사가 상대적으로 경쟁 우위인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하고 신제품도 꾸준히 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물류비는 내년이나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이권 상무는 "물류비는 장기 선복 계약이라 연말 재계약 시점까지는 실질적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2023년은 물류비 재계약 효과가 본격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원가 경쟁력 개선과 함께 프리미엄 판매를 중심으로 견조한 매출 증대로 가전 사업의 추가 개선을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이날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697.65로 지난 6월10일 이후 19주 연속 줄어들었다. 올해 들어 최저치로 지난해 10월29일(4567.28)과 비교하면 28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SCFI는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지수로 컨테이너 선사의 운임 지표로 활용된다. 수출기업에는 수치가 낮을수록 호재로 작용한다.

TV 사업은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정희 상무는 "4분기는 성수기지만 그 규모가 과거 대비 제한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월드컵이 겨울에 열리고 TV를 실내에서 보기 때문에 월드컵 수요를 기대하고 있다"며 "마케팅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4분기 TV 시장이 약 5%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 상태다.

한편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의 CAPEX(설비투자)가 줄줄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LG전자는 투자 의지를 꺾지 않았다. 사측은 이날 "당사의 내년 CAPEX는 연초 계획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투자 효율화로 글로벌 경기 침체 및 건정성을 유지하면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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