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美 최대 배터리 양극재 공장 건설···120만대분 IRA 시행 따라 세제혜택 받으려면 현지거점 확보 절실LG엔솔, 원재료 '탈중국' 가속···북미 배터리 공장만 7곳LG마그마, 멕시코 파워트레인 공장···2023년 완공 예정
22일 배터리업계 등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날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테네시주와 양극재 공장 건설 MOU를 체결했다. 이번 공장은 테네시주 클락스빌 170만여㎡ 부지에 30억달러(한화 약 4조원) 이상을 LG화학이 단독 투자해 짓는다. 이 공장은 내년 1분기에 착공해 2025년 말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이후 생산라인을 늘려나가 2027년까지 연산 12만톤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테네시 양극재 공장에서는 LG화학이 집중 육성하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생산하게 된다. NCMA 양극재는 LG화학의 소재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으로 에너지 밀도를 결정하는 니켈 함량을 높이면서 안정성이 높은 알루미늄을 적용해 출력과 안정성을 모두 갖춘 것이 특징이다.
미국 IRA가 발효되면 세제 혜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IRA는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미국 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으로, 북미산 부품과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구매한 소비자에 한해 보조금(세액공제 혜택) 7500달러(약 1000만원)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LG화학은 글로벌 고객사들이 IRA로 전기차 보조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광물과 재활용 업체와의 원자재 공급망 협력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번 투자 결정으로 LG그룹의 전기차 사업은 한층 단단해졌다. 통상 전기차 산업은 '광산·제련업→이차전지 소재→이차전지→전기차→폐배터리 재활용' 등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국내 배터리 회사들은 자원 특성상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인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을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온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IRA 시행을 앞두고 핵심 공급망 탈중국화를 위해 북미 지역 내에서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호주 흑연업체인 '시라', 캐나다 광물 업체 '일렉트라' '아발론' '스노레이크', 미국 리튬 생산업체 '컴파스 미네랄'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공장을 건설하는 양극재의 경우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과 함께 4대 소재로 꼽힌다. 특히 배터리의 40%를 차지하는 가장 핵심 소재로 분류된다. LG화학은 연간 12만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연간 고성능 순수 전기차(EV, 500km 주행 가능) 약 120만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수준으로, 미국 내 최대 규모다.
배터리 생산을 전담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2012년 미국 미시간주에 첫 단독 배터리 공장(5GWh)을 가동한 바 있다. 오는 2024년 상업생산에 돌입하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 역시 LG화학 단독 투자 공장으로, 연간 생산 규모는 11GWh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혼다와 각각 합작법인을 세워 총 5곳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우선 GM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는 오하이오 1공장(올해 11월)을 시작으로 테네시 2공장(2023년), 미시간 3공장(2025년)을 차례로 가동할 계획이다. 확정되진 않았지만 4공장으로는 인디애나주가 거론된다. 스텔란티스 합작법인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연간 45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공장을, 혼다 합작법인은 미국 오하이오주에 40GWh 규모의 공장을 각각 건설한다. 두 공장의 가동 시기는 2024년과 2025년이다.
LG전자가 지난해 7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세운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는 올해 4월 북미지역 생산거점으로 멕시코를 낙점했다. 2023년 완공 예정인 이 공장은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구동 모터와 인버터 등 핵심부품을 생산한다. 특히 공장이 들어서는 코아우일라주는 멕시코 중부에 위치한 자동차 산업 중심지로, 여러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 공장이 위치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IRA 시행으로 북미 생산 거점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만큼, LG그룹사의 현지 투자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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